D램업계 적자생존경쟁 격화 불가피

 하이닉스의 상계관세 유예협정이 불발로 끝나면서 D램업계의 적자생존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3분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약해지면서 상당기간 메모리 가격하락이 불가피해 하이닉스를 비롯한 메이저업체의 하반기내 퇴출이 거론되고 있다.

 ◇D램 가격 추가하락 불가피=모셀바이텔릭은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47억대만달러(1억3500만달러)의 채무상환에 실패한 이후 최근까지 256Mb DDR 가운데 400㎒ 제품은 10.7%, 333㎒는 7.56%, 266㎒는 5.00%의 가격하락을 보이고 있다. 이는 수요부진 영향도 있지만 퇴출위기에 몰린 모셀바이텔릭을 겨냥한 경쟁업체들의 의도도 있다고 볼 수 있다. D램 가격회복을 방치(?)해 죽는 이를 살려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i서플라이와 JP모건, 하나증권 등은 19일 일제히 “3분기 D램 시장회복이 불가능하며 현물가격에 이어 고정가격도 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일치된 전망을 내놓았다.

 쏟아지는 악재로 인해 당분간 수급개선을은어려우며 현재 3달러 수준인 DDR 256Mb 현물가격은 2.5달러로 하락해 9월이나 돼야 상승시도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현물가격은 고정가격 약세를 유도, 전반적인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3분기에도 독오른 D램업체들의 이판사판식 싸움은 한층 가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반기 퇴출업체 나올 듯=지난 3년간의 극심한 IT불황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세계 D램업체들은 상계관세를 무기로 경쟁업체인 하이닉스 죽이기에 더욱 혈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론과 인피니온의 CEO가 지난주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세계 반도체 콘퍼런스에 달려가 하이닉스를 일제히 모함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다. 앞으로 있을 EU와의 협상도 난관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지난 1분기 영업손실액이 마이크론(작년 12월∼올 2월)의 7200억원, 인피니온의 3795억원보다 낮은 2100억원에 불과하고 EBITDA(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능력)도 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의 -2억9100만달러(한화 약 -3500억원), 인피니온의 1억3200만유로(1808억원)에 비해 2200억원으로 우월하다. 누구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메이저업체들의 싸움에 마이너업체인 대만의 모셀바이텔릭이 파산위기에 직면해 있다. 현재 채무연장을 위해 적자사업인 D램 제조분야에서 손을 떼고 관계사인 프로모스 지분 25%(9억주)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며 채권단을 설득중이지만 반도체사업의 위험성을 깨달은 채권단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IDC의 김수겸 이사는 “만일 모셀바이텔릭이 퇴출되더라도 현재의 D램 가격하락 추세와 불황이 1분기 이상 지속될 경우 한·미·일의 3개 업체 중 한곳이 퇴출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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