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언을 지나 철새 도래지인 명지쪽으로 5㎞쯤 달리면 신호대교와 르노삼성자동차 공장을 만나게 된다. 다시 5㎞쯤 가다가 부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를 보면서 우회전해 녹산국가산업단지 13길로 접어들면 ‘LEENO’라는 영문자 로고가 보인다.
리노공업(대표 이채윤)에 들어서면 푸른 나무와 잔디로 조성된 공장 뜰이 눈에 들어오고 유리벽으로 단장된 공장건물이 퍽 인상적이다. 방문객에게 기계소리가 요란한 제조공장의 이미지가 아닌 연구소를 찾아 온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리노공업을 첫 방문하는 사람들은 건물에 들어서면서 다시 한번 넥타이를 매만진다”는 관리팀 김진철씨의 말처럼 청결고 조용한 이미지는 공장안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 조용한 공장안에서는 인쇄회로기판(PCB)·반도체 실장 기판검사장비에 들어가는 필수부품인 ‘테스트 핀과 소켓’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적게는 연구용 핀 1개에서 8개, 16개 등 8배수로 핀 제품을 수주해 설계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거래처에서 핀과 소켓을 주문받으면 기술연구소에서 설계와 도면을 작성한다. 이렇게 작성된 설계도면은 정밀가공팀으로 전달돼 정밀가공팀에서 도면에 따라 CNC선반을 세팅하고 파이프를 절단 가공과정을 거쳐 도면 상의 크기와 규격에 맞는 핀을 제작한다.
“리노공업은 주문받은 핀을 설계하고 가공 생산하는데 통상 2주 정도의 기일이 소요됩니다. 공정별로 아웃소싱에 의존하는 일본 업체의 경우 핀 생산에 4주가 걸리는 것에 비해 리노공업이 시간 경쟁력에서 크게 앞서 있습니다.” 관리팀 최용기 이사의 설명이다.
이는 설계, 정밀가공, 도금 및 열처리, 금형 및 사출, 조립 등 모든 공정시설을 갖추고 자체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소규모 공장 5∼6개가 리노공업 안에 들어 있는 셈이다.
1차 검사과정을 거친 핀은 도금과 열처리 공정과 조립과정을 거쳐 완성된다.이 핀은 기술연구소의 클린룸에서 RF 및 물성 등 마지막 특성검사를 거쳐 최종 제품으로 출하될 정도로 정밀성이 요구되는 제품이다.
리노공업은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핀에서 가장 큰 핀이 2㎜에 불과할 정도로 작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미크론(μ) 단위의 공차를 관리하는 정밀가공기술과 외경치수 30μ의 초소형 핀 가공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4년전부터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는 소켓에 리노공업 브랜드를 새기고, 대기업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전자·IT기업 등에 보이지 않는 큰 힘이 되고 있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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