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PC, 생활속으로 들어오다

 공장자동화에 사용되던 투박한 산업용 PC가 생활 속으로 광범위하게 파고들고 있다.

 내구성이 뛰어난 산업용 PC를 공장제어용이 아닌 차량용 광고판, 로또단말기, 인터넷냉장고 등 비산업용도로 적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산업용 PC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산업용 PC는 진동·먼지가 심한 생산라인에서 맞춰 튼튼하게 만든 컴퓨터인데 최근 사무실이 아닌 옥외환경에서 24시간 작동하는 특수컴퓨팅 분야를 중심으로 시스템 안정성이 높은 산업용 PC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요즘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타면 동영상 광고판<사진>이 자주 눈에 띈다. 이들 차량용 광고모니터 뒤에는 어김없이 산업용 PC가 연결돼 있다. 진동이 심한 차량 내부에서 24시간 광고콘텐츠를 뿌리려면 방진설계를 갖춘 산업용 PC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서울과 부산·대구지역 버스조합은 올 하반기 시내버스 5000여대에 동영상 광고시스템을 도입하는 계획을 진행해 산업용 PC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모넷(대표 황성욱)은 올들어 전국 새마을열차와 서울시 지하철 1·3·4호선 전동차 내부에 600여대의 산업용 PC를 설치하고 동영상 광고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측은 “일반 PC를 차량내부에서 설치한 결과 두세달만에 고장 나 모두 산업용 PC로 교체했다”면서 앞으로 지하철·철도 광고용으로 발주할 모든 컴퓨터는 산업용 PC 보드를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전제품과 각종 주거설비에도 산업용 PC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산업용 PC 전문업체 맥산시스템(대표 백광)은 최근 가전업계로부터 인터넷 냉장고 등 빌트인 고급가전기기에 장착할 특수 PC 주문이 쏟아지는 등 비산업분야의 수요증대에 따라 올해 PC 생산목표를 작년 대비 3배 늘어난 3만여대로 높여잡았다. 회사측은 유명 가전업체들이 냉각팬이 없어 조용하고 365일 켜놔도 끄떡없는 산업용 PC를 차세대 정보가전의 핵심모듈로 점찍고 있어 올해 190억원의 매출달성이 무난하다고 밝혔다.

 유명 패스트푸드 L사는 전국 700여 지점에 설치할 산업용 PC 기반의 PDP 광고시스템을 정일인터컴에 발주했다. 승강기에 설치되는 산업용 PC 기반의 동영상 광고시스템도 1000여대나 보급됐다. 이밖에 요즘 인기가 높은 로또복권단말기를 포함해 의료기기, 노래방기기 등에 장착되는 주문형 컴퓨터 수요도 산업용 PC 업계로 몰려드는 추세다.

 맥산시스템의 한 관계자는 “산업용 컴퓨터 수요가 기존 공장자동화 시장을 넘어 일상생활 속에서 신규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올해 산업용PC 시장은 비산업용 수요 증대로 작년대비 60∼70% 성장한 10만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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