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직불카드 시장 판도변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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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시장에서 기존의 주도적 결제방식이었던 사인방식 직불카드를 제치고 카드개인식별번호(PIN) 방식 직불카드 등 다양한 전자결제 수단이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등 서명방식 직불카드 사용을 강요하던 대형 카드업체들의 관행이 법정 분쟁을 통해 철퇴를 맞으면서 나오기 시작했다.

 당장 큰 혜택을 입는 것은 PIN 방식 직불카드 결제처리 업체들이다. 소매업체들이 고객들에게 비용이 저렴한 PIN 직불카드 사용을 장려함에 따라 이 방식의 결제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 파이낸셜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특히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가진 콩코드EFS가 경쟁사 퍼스트데이터와의 합병을 추진함에 따라 전자결제시장의 판도변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70억달러 규모의 이 합병이 승인되면 전체 시장의 60%를 장악하는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이외 PIN 방식 직불카드 결제시스템 업체로 인터링크를 운영하는 비자와 펄스EFT 등이 있다.

 또 대형 카드업체들의 지배력이 타격을 입으면서 다양한 방식의 전자결제 수단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퍼스트데이터는 최근 열린 업계 행사에서 자금이체 전문업체인 웨스턴유니언의 지불카드를 새로 선보였다. 이 카드는 콩코드의 결제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다.

 한편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의 인터넷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콤빌링서비스는 “마스터카드가 독점 지위를 남용, 소매상들의 온라인 판매 처리과정에서 지나친 수수료를 부과했다”며 2300만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인터넷 결제업체들도 대형 카드업체들에 대한 공격에 나섬에 따라 전자결제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를 강요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6년 월마트 등 소매업체들은 비자USA와 마스터카드가 PIN 방식보다 비용이 10배나 많이 드는 서명방식 직불카드 사용을 강요하자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부당 행위”라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비자와 마스터는 최근 PIN 방식 직불카드를 도입하고 총 30억달러의 합의금을 소매업계에 지불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최근 추세들이 지불수단과 가격을 다양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비자와 마스터의 지배적 위치를 흔들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PIN 직불카드도 수요와 처리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서명방식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잃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