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예상외의 단기전으로 마무리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IT경기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IT경기 회복되고 있나’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IT산업이 부문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IT관련 수요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IT수출 전망은 휴대폰과 TFTLCD 비중 확대, 중국수출 증가 등으로 인해 매우 밝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는 미국 IT산업의 3대 축 가운데 컴퓨터 부문은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반도체 부문의 회복세는 더디고, 통신장비 부문의 침체는 여전한 것으로 지적됐다.
컴퓨터 부문의 경우, 일반적으로 2∼3년의 교체주기를 맞는 PC산업 특성으로 지난해부터 교체 수요가 발생, 상대적으로 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PC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고 일반 소비자들도 현재의 PC가 성숙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폭발적인 교체수요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부문은 완제품으로써의 역할보다는 기타 IT관련 제품들의 핵심 부품으로써 역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PC산업은 물론 휴대폰, LCD 등 관련 제품들의 경기에 따라 품목별로 회복세가 차별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장비 부문은 닷컴기업들의 파산과 주가폭락, 벤처 투자자금 감소 등으로 인한 랜 장비를 비롯한 전반적인 유선통신 수요급감과 경기둔화에 따른 전통기업들의 수요감소로 최악의 침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인터넷 붐 기간에 증대된 광통신망 등 유선통신장비의 과잉설비가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전체적으로는 IT부문의 경기는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90년대 후반과 같은 호황은 도래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주요 기업의 IT담당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골드만삭스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IT관련 예산은 지난해보다 평균 3.2% 줄어들 것으로 나타나, 지난 2월 조사 당시 1% 증가 예상을 뒤엎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새로운 장비구입보다는 기존 시스템의 유지·보수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특히 올 하반기 IT 관련 지출을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4%에 불과해 2월 조사때의 23%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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