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제동장치 ‘ESP’내년 국내기술로 상용화

 운전 중 갑자기 끼어든 차 때문에 간담이 서늘했던 경험은 운전자라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눈길에서 차량 제동에 진땀을 빼는 일도 겨울이면 어김없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내년이면 이런 근심거리에서 운전자를 보호해줄 ‘꿈의 제동장치’가 국내 기술로 상용화된다. 전세계적으로는 지난 95년 메르세데스벤츠와 보쉬에 의해 공동개발된 ‘차량안전성제어장치(ESP:Electronic Braking System)’가 바로 그것이다.

 자동차부품업체 만도(대표 오상수)는 독자적으로 추진해온 ESP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에 현대자동차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적용에 들어갈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특히 만도가 현대차에 공급하는 ESP는 어는 한 기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소형·중형·대형 등 현대차 전차종에 기본 또는 사양으로 채택될 것으로 알려져 많은 운전자가 안전운행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SP는 운전자가 끼어든 차를 피하려고 핸들을 급히 꺾을 때도 재빨리 자세를 바로 잡아준다. 이때 운전자는 차체가 조금 흔들린다 싶을 정도의 느낌만 받는다. 일반도로 주행시 또는 커브길이나 장애물 출현 등 갑작스런 위험 상황이 발생할 때 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ESP는 또 눈길이나 빙판길 등을 주행할 때 항상 자동차의 속도와 핸들의 조향각도를 체크해 ‘최상의 자세’로 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운전자가 운전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자동차 스스로 알아서 제동 및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것은 네 바퀴에 달려 있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라는 제어장치와 HECU(Hydraulic-ECU)라는 조절장치에 의해 가능한데 운전자가 핸들을 틀어 방향이 급격히 바뀌면 ECU는 이미 입력된 ‘최상의 자세’로 자동차가 주행할 수 있도록 HECU에 정보를 제공하며 HECU는 이 정보를 받아 네 바퀴의 유압장치를 조절해 자동차를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현재 ESP는 유럽의 경우 완성차에 60∼70% 적용되고 있고 북미에서는 10%대에 그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쿠스와 오피러스에 수입 ESP가 장착되고 있으며, 쏘나타 후속모델인 NF에는 현대모비스가 보쉬로부터 수입한 제품이 장착될 예정이다.

 만도 오상수 사장은 “ESP의 국산 상용화는 ABS 상용화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라며 “운전자에게는 안전을, 완성차업체들에는 적지않은 수입대체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차량안전성제어장치(ESP:Electronic Braking System)=위험한 운전상황에서 자동차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거나 엔진토크를 제어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장치. ABS는 브레이크를 직접 밟아야 효과를 발휘하고 또 제동하는 과정에서만 효과를 발휘하는 장치라면 ESP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스스로 최적의 차량 운행조건을 찾아준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속도로 선회하고 있을 경우 자동차에 장착된 ESP는 센서를 통해 얻어진 차량 운동량과 추정을 통해 얻어진 노면상태 등을 이용해 정해진 안정기준값보다 실제 차량 운동량이 클 경우 적절한 차륜으로 제어함으로써 차량의 안전성을 확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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