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산업기술예산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한 두달 전 일이지만 산자부내에서는 아직도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지난 3월 말 대통령업무보고 때, 주인공은 오영호 산업기술국장이다. 당시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저한테 건의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시지요.” (노대통령)
(오영호 국장 손 번쩍)
“말씀하시지요.” (노대통령)
“다른 나라의 예를 보면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올라가는 속도는 산업기술이 튼튼한 나라일수록 빠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산업기술 예산은 정말 중요합니다. 많이 주셔야 합니다” (오 국장)
회의가 끝나고 대통령이 회의참석자 등을 접견하며 악수하는 자리. (노 대통령이 서 있는 오영호 국장 앞에서 악수를 건넨다.)
“산업기술국장 오영호입니다. 대통령님! 산업기술예산 정말 중요합니다. 신경써 주십시오.” 모든 참석자들이 ‘어디 소속의 누구입니다’라며 짧게 악수하는 상황에서 오 국장의 튀는 발언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것은 당연했다. “(노대통령 웃음) 잘 알겠습니다. 신경쓰겠습니다.”
이날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특히 토론을 좋아하는 대통령인 만큼 청와대와 정부부처간 대화가 매우 발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서도 압권은 역시 오영호 국장이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사실 정부부처에 몸담은 공무원들은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가 충분한 예산을 바탕으로 충실하게 발전되기를 바란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다소간 업무가 겹치고, 또 겹치는 상황에서 부처별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부처 이기주의’니 ‘업무 중복’이니 하는 비판이 뒤따른다.
그러나 자신이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 개인이 정부부처에 소속돼 있건, 일반기업 소속이건, 조직은 물론 국가전체 발전에 밑거름이 되는 아름다운 모습임에 틀림없다.
<디지털경제부·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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