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를 찾아서](5)만도 중앙연구소

 ‘세계 네 번째로 미끄럼방지제동장치(ABS)시스템 개발, 미국 빅3 우수공급업체 선정.’

 자동차부품업체 만도를 상징하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이런 만도 기술력의 정점에 ‘기흥중앙연구소’가 있다. 기흥중앙연구소(소장 황인용)는 전자제어 제동·조향·현가시스템 분야 국내 최고의 연구개발(R&D) 능력을 갖춘 연구소로 평가된다. 총 R&D인력 250명 가운데 150명이 이곳에서 신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만도는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당시 평택중앙연구소의 주도로 ABS시스템과 구동력제어장치(TCS) 개발에 착수, 상용화 및 수출에 성공하는 개가를 올린 바 있다. 기흥연구소는 늘어나는 자동차 전자부품의 수요와 신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해 설립됐다.

 꽃과 나무들로 잘 단장된 정원에 둘러싸인 연구소에 들어서니 1층의 ‘WIN21’ 갤러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만도의 기술이 총집약돼 있는 이 쇼룸에는 자체 개발된 제동·조향·현가시스템이 진열돼 있다.

99년 국내 최초로 개발된 무궁화(MGH 10, 2.4㎏) ABS시스템과 2001년 독자개발에 성공한 차량자세제어장치(ESP) MGH20/25(1.9㎏), 오는 2005년 1.5㎏ 낮춰 상용화될 MGH 40에 이르기까지 많은 제동장치가 눈에 띄었다. 쇼룸 벽에 적혀 있는 R&D 현황, 오는 2014년까지의 장기비전은 만도의 미래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현재 만도의 기술력은 한마디로 세계적인 수준이다. 여기까지 오기에는 매출의 5∼6%(약 500억원)를 R&D에 과감히 투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세계적인 부품업체 보쉬가 매출 대비 8%를 R&D에 투자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액수임에 분명하다.

 이 결과 만도는 3월 현재 제동 275건, 조향 260건, 현가 148건, 기타 178건 등 총 861건의 특허권을 취득했다. 또한 1560건의 특허권 취득을 진행 중이며 향후 외국 경쟁사와의 신기술 개발 경쟁을 위한 교두보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94년 당시 ABS개발총괄팀장이던 황인용 소장(상무)은 “기흥연구소는 이미 확보된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부품업체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부품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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