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범규 인티그런트 사장

 고주파(RF)칩 전문업체 인티그런트테크놀러지즈의 고범규 사장(35)은 작은 것에 민감하다.

 최근 그와 인티그런트 연구진이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휴대폰용 디지털TV 튜너칩(모델명 ITD2000)을 봐도 그렇다. 안방이나 거실에 있는 TV수신기를 손안의 휴대폰 안에 넣을 수 있도록 튜너기능을 초소형·고집적 반도체로 통합시킨 것. 한마디로 휴대폰으로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TV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고 사장은 RF칩 개발에 적용했던 BiCMOS 공정을 값싸고 생산능력이 뛰어난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공정으로 바꿨다. RF칩은 주파수와 전압이 높고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별도 특수공정을 사용해왔으나 가격이 비싸고 수율이 낮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인티그런트가 개발한 RF CMOS 공정은 튜너 칩을 6×6×1㎣로 초소형화시키고 전력소비량을 기존 제품의 10분의 1인 0.15W로 줄여 휴대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또 튜너 개발에 필요했던 수백여개의 외부 수동소자를 칩 내에 집적해 칩 및 시스템의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높였다.

 앞서 내놓은 CDMA단말기용 RF수신칩도 세계 최소형이었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작고 가볍고 오래가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고 사장은 “누가 빨리 이같은 요구를 현실화시키는가가 기술력”이라고 강조한다.

 인티그런트는 이번 튜너칩을 바탕으로 향후에는 디지털TV 복조칩과 함께 시스템온칩(SoC) 형태로 통합해 내놓을 계획이다. 칩 하나에서 디지털TV 기능을 모두 구현할 생각이다. 또 현재 개발중인 2.5×3㎝ 크기의 최소형 디지털 방송 수신 모듈과 DMB(DAB) 튜너도 이른 시일 내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립대 전자공학과와 KAIST를 나온 고 사장은 삼성전자 재직시절 CDMA 태스크포스에 참여했던 RF엔지니어들과 함께 지난 2000년 RF전문업체 인티그런트를 설립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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