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지배하는 제품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가장 빠르고 혁신적 제품이 될 필요는 없다’는 점을 실감케 하는 사례가 또 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가 넷스케이프를 참패시킨 지 4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는 매킨토시 컴퓨터용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두 가지 새로운 제품이 격돌하고 있다. 바로 애플 컴퓨터의 ‘사파리(Safari)’와 모질라의 ‘카미노(Camino)’. 두 제품은 아직 베타테스트 기간을 거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과감히 제거하고 MS 브라우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기능을 덧붙여 속도면에서 익스플로러를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두 웹브라우저는 맥용 다른 브라우저들과 달리 복잡한 웹페이지 구현 속도가 매우 빠른 게 장점이다.
한 베타테스터는 “시험적으로 사용해본 결과 두 브라우저는 가끔 웹 구성요소를 이상하게 위치시키거나 괴상한 문자 크기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충돌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서퍼들은 웹사이트에 빨리 접속할 수 있는 ‘속도’를 선호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 두 제품은 베타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속도의 우수성이 다른 결점을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속도감’ 외에도 사파리와 카미노의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팝업광고를 차단하는 것. 한 애널리스트는 “팝업 차단기능을 실행시킨 이후 단 한 차례도 팝업광고가 뜬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MS에 대항하는 새로운 경쟁자로서는 두 제품 중 사파리가 더 적격이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이는 애플의 마케팅 능력을 논외로 치더라도 사파리의 기능이 카미노보다 조금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사파리가 지난 1월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200만회 이상의 다운로드(내려받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사파리는 맥OSX 10.2 버전 이상에서만 돌아간다.
사파리의 가장 큰 매력은 속도로 웹사이트 구현에 필요한 각각의 요소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갖가지 요소의 시간 단축은 실제로는 종합적으로 나타난다.
또 사파리 브라우저는 적어도 초기단계에서 ‘코드의 비대화’에서 벗어나 있다. 이는 인터넷익스플로러가 거의 24MB, 카미노가 20MB 정도의 하드드라이브 공간을 차지하는 반면 사파리는 겨우 10.5MB면 충분한 점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사파리 최신 버전은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큰 성과라 할 수 있는 브라우징 흔적(browsing trail)을 지워주는 간단한 옵션 기능도 제공한다. 이밖에도 메인 툴바 아래의 탭을 클릭하면 열려진 창으로 접속하도록 하는 탭 브라우징 기능도 지원, 웹사이트가 실시간으로 열려 접속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탭 브라우징은 원래 오페라 소프트웨어의 브라우저와 카미노에서만 가능했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사파리나 카미노가 본격적인 브라우저 전쟁을 벌일 것인지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지금의 전초전은 매우 흥미롭다”며 “이런 상황은 MS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며 이들간 접전은 적어도 MS가 인터넷익스플로러의 승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사헌기자 shkim@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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