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MT와 솔더링 라인을 거친 산업용 CPU 보드를 직원들이 검사하고 있다.
봄 볕이 포근함을 넘어 따갑게 느껴지는 5월의 대학 캠퍼스. 초소형 PC와 산업용 CPU 보드 개발업체 맥산시스템(대표 백광 http://www.maxan.com)이 자리한 경북대학교내 테크노빌딩은 이 분야의 세계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애쓰는 직원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 맥산시스템을 찾아온 기자를 백 사장이 가장 먼저 안내한 곳은 테크노빌딩 지하1층의 생산기술팀 SMT생산라인이었다.
연구소에서 직접 디자인한 인쇄회로기판(PCB)이 기판에 납을 덧씌우는 스크린 프린트 과정을 거쳐 여러가지 반도체와 고온상태에서 결합하는 작업이 진행중이었다. 부품들을 얹은 회로기판이 200도 전후의 리플로를 통과하면 3∼4분만에 액체상태의 납이 완전히 굳어지면서 드디어 CPU 보드의 형태를 띠게 된다.
“현재 국내 대형 가전업체에 납품할 인터넷 냉장고용 CPU 보드를 생산중입니다. 한달에 50여종의 CPU보드가 라인을 통과하는데 종류에 따라서 적게는 100개, 많게는 5000개까지 생산합니다.” SMT 생산라인 김성영 생산관리과장의 말이다.
이렇게 나온 CPU 보드는 솔더링실로 옮겨진다. 100여평 남짓의 솔더링실에서는 10여명의 직원들이 SMT라인에서 자동으로 부착하지 못하는 부품들을 보드에 붙이느라 바쁜 손놀림을 놀리고 있었다.
밋밋한 한개의 인쇄회로기판이 SMT생산라인을 거쳐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CPU 보드로 변신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5분 가량. 여기서 생산된 CPU 보드는 인터넷 냉장고와 인터넷 모니터, 인터넷 공중전화, VPN 보안장비(방화벽), 웹패드, 현금자동지급기, CDMA 중계기, GPS 시스템 등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산업용 CPU 보드는 중대형 PC 메이커를 비롯, 일반 PC 부품업체들도 섣불리 뛰어들 수 없는 시장이다. 그만큼 개발기간도 많이 걸리고 고급 기술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 30여개 산업용 CPU 보드 생산업체는 대부분 주문을 받아 대량으로 생산하는 OEM업체들로, 자체 기술력으로 보드를 개발해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ODM 업체는 맥산이 유일하다.
맥산은 조만간 자체 개발한 산업용 CPU 보드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맥산컴퓨터라는 브랜드로 그동안 해외전시회에 꾸준히 선보였던 세계 최소형 컴퓨터 ‘아이콘’ 시리즈도 2∼3개월 뒤면 대규모 수출계약이 성사될 전망이다. 미국의 모 컴퓨터 유통업체에 무려 10만대(1000억원 상당)의 초소형 PC를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맥산시스템은 지난 2001년 매출 28억원에서 지난해 60억원, 올해는 초소형 PC 매출을 제외한 산업용 CPU 보드 생산만으로 19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마디]백광 맥산시스템 사장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소량 다품종 생산입니다. 다른 CPU 보드를 생산하기 위해 생산라인환경을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2시간 안팎이고, 특히 BIOS개발 능력까지 갖췄기 때문에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맞춤으로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백광 사장(46)은 또 자체 PC 브랜드 맥산컴퓨터 ‘아이콘’과 관련, “타이완에서 최근 최소형 PC를 개발했는데 사양과 소음도·발열 등에서 1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있다”며 “아이콘은 이번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앞으로 전세계 개인 및 기업용 PC 시장에 초슬림 PC 붐을 일으키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훨씬 강화된 기능과 슬림 PC로 침체된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이것은 초소형 PC 같은 새로운 개념의 PC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고 지금 출시되고 있는 슬림PC는 초슬림PC로 가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그는 최근 ‘요지부동’인 PC시장을 이같이 진단하고 향후 몇년안에 손바닥만한 PC가 개인과 기업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 사장은 또 “자체 기술로 개발한 CPU보드를 활용해 세계 최초로 초소형 PC를 만든 업체라는 인식을 이미 심어주었고 이젠 그 PC로 세계를 제패하는 일만 남았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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