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의 영상·음향 관련 우수 인력과 장비들이 대전시의 무관심 속에 대덕밸리를 떠나고 있다.
5일 관련 기관 및 업체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근 가상현실(VR)관련 장비와 운영 인력들을 경기도 분당으로 옮긴데 이어 이머시스도 부산과 춘천 등 지자체의 잇단 러브콜에 디지털 입체 음향 스튜디오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같은 대덕밸리의 움직임은 대전시의 무관심과 뒤따르지 않는 지원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국내 엔터테인먼트의 메카’로 불리는 이 지역의 기술력과 인프라가 자칫 타 지역으로 유출될 가능성마저 높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ETRI는 올 초 가상현실연구부에서 보유하고 있는 20억원대의 모션 캡처 장비와 모션 컨트롤 카메라 등의 장비를 경기도 분당소재 코리아 디자인 센터로 모두 이전했으며 이달 중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ETRI는 당초 대덕밸리에서 이 장비들을 활용하기 위해 지난 연말 대전시에 예산 지원 제의를 했으나 정통부의 유리한 지원조건 제의와 국내영상관련 제작업체들의 수도권이전 제안으로 이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부는 ETRI에 올해 5억여원의 예산 지원을 전제로 첨단게임제작장비 운영 지원 사업에 활용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TRI 김현빈 가상현실연구부장은 “지난해만 20여개의 국내 영화 제작사와 업체들이 이 장비들을 사용하기 위해 대덕밸리를 다녀갈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면서 “지난해 맞춤형 장비 운영에 필요한 운영 인력 지원비용을 시측에 요청해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지만 추후조치가 없어 부득이하게 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3D 입체 음향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머시스(대표 김풍민)도 최근 부산시와 춘천시로부터 디지털 스튜디오 운영과 콘텐츠 개발 지원 요청을 받고 개발 및 운영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지난해 시가 20억여원을 들여 설립한 음향 스튜디오의 ‘공용 장비실’을 운영중인 이 회사는 시가 시설 설치만 했을 뿐 홍보 등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장비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두 지자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부산시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우리 제품을 소개해 주고 교육 의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제안을 해 오고 있다”며 “대전은 시설만 설치해 놓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덕밸리의 행보에 대해 정작 대전시는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 최청락 문화예술과장은 “우리 부서의 특성상 관여할 수 있는 성격이 못 된다”며 현재 첨단문화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한 사업을 맡고 있긴 하지만 부서 차원에서 대덕연구단지와 관련한 일들을 모두 커버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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