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쇼핑이 설립 3주년을 맞아 ‘홀로서기’에 나섰다. 사업부 독립채산제를 기치로 흑자경영을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올해 다음쇼핑을 새로 맡은 임방희 대표35)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다음쇼핑에 2003년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독립채산제로 전환한 첫 해로 반드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포털서비스 선두업체로 잘 알려진 ‘다음’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강자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임 대표는 이를 위해 ‘부사장’이라는 직함 대신 ‘대표’를 명함에 새로 새겼다. 책임감도 있지만 다음쇼핑을 시장점유율 1위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달 말 단행한 대대적인 사이트 개편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차분하고 시원한 블루톤으로 고급화된 이미지에 주력했습니다. 초기화면에는 인기상품·할인전·이벤트 등 콘텐츠를 카테고리별로 정렬해 쇼핑 정보에 신경썼습니다. 상품과 감각 코디네이션·뷰티 제안 같은 코너를 통해 전문가의 의견도 제시할 계획입니다.”
다음쇼핑은 사이트 개편과 함께 고객서비스를 위해 고객센터와 할인쿠폰 코너도 신설했다. 네티즌은 고객센터에서 궁금증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할인쿠폰 코너에서는 외식·숙박·공연과 관련한 150여개 업체의 다양한 쿠폰도 얻을 수 있다.
“450여개 업체가 입점, 25만여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픈 첫 해 80억원의 거래 매출을 시작으로 2001년 668억원, 지난해에는 1641억원을 달성했죠.”
지난해 11월 다음의 전자상거래부문을 맡은 임 대표는 전형적인 ‘재무통’이다. 한국IBM 금융기관 영업부를 시작으로 시티은행 기업금융부, 다음 재무본부장 등을 거쳤다. 영업과 마케팅이 필요한 쇼핑몰사업은 처음이지만 ‘탁월한 영업맨’이라는 농담처럼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 1분기 거래 매출 600억원, 수수료 매출 60억원에 4억원의 흑자도 기록했다. 다음쇼핑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난해 4분기 흑자를 낸 후 이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경쟁업체에서는 다음쇼핑의 아이템이나 사업방식이 다르다고 주장해 비교를 꺼립니다. 하지만 다음쇼핑은 전형적인 B2C 기반 쇼핑몰입니다.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흔히 생각하듯 액세서리나 화장품 등 저가 상품이 아닌 가전제품입니다. 고객층도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서 지금은 30대 중반 이상으로 상향이동하고 있습니다. 올해 물류와 배송추적시스템, 우수고객 프로그램, 일대일 마케팅 등을 통해 안팎에서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종합쇼핑몰로 위상을 확보할 것입니다.”
지난달로 다음쇼핑의 개장 3주년을 맞은 임방희 대표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결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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