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엔 기혼 여성 근로자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여성 사회참여 활성화를 위해 보육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가운데 대다수 부품 업체들은 기혼 여성을 위한 탁아시설 운영에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아 여성 근로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치산업인 부품업계 특성상 2교대 근무 등 근무여건이 열악, 여성 퇴직률이 높은 것도 있지만 전통적으로 기혼여성 채용을 기피해 온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또 대다수 여성들은 전문직이 아닌 부품 조립·부품 검사 등 단순 직종에 있어 인력대체가 쉽다는 부품업계의 경영진측 인식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영전자(대표 변동준)의 한 관계자는 “2교대 근무로 생산인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 부품업체들은 아이를 키우는 기혼 여성들은 퇴직 1순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전했다.

 파츠닉도 기능직 생산인력 중 66.6%가 여성이 차지하고 있고 이중 기혼여성이 8명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들을 위한 탁아시설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파츠닉측은 “비용적인 문제로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대전사업장에도 900여명의 여직원 중 기혼여성은 5명뿐이어서 인력이 적다는 이유로 탁아시설 운영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기혼여성의 보육문제에 관심을 갖고 탁아시설을 운영하는 부품업체도 있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은 기혼여성 직원들을 위해 구미공장 사택에 현재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사택에 유치원을 둔 이 회사는 기혼 여직원들이 보육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고 안심하고 직장에서 맡은 일에 충실하게끔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영전자도 최근 탁아시설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1100여명 직원 중 여성이 차지는 비율이 60%인데 대부분 미혼 여성이지만 장기 근속자가 점차 늘면서 기혼여성의 보육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품업체 근로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며 “맞벌이 부부가 일반적인 사회현상으로 잡아가고 있고 단순 직종이라도 여성의 애사심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선 부품업체 경영진들이 보육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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