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대부’로 지난 99년 많은 인기 닷컴기업에 투자한 뒤 스타로 떠올랐던 론 콘웨이는 벤처캐피털 사상 가장 형편없는 실적을 보여준 인물이다.
애슈턴의 자택에서 호화로운 칵테일 파티를 열곤 했던 그는 한때 실리콘밸리 인터넷 혁명의 ‘사회적 진원지’였다. 그는 30여년 간 내셔널세미컨덕터·알토스컴퓨터시스템스 등에서 마케팅 중역으로 있으면서 그동안 만났던 이들을 엮어 엄청난 닷컴거래를 일궜었다. 이들 수의과 소모품, 체중 감량, 임산부, 검색엔진 등에 초점을 맞춘 웹사이트 등 닷컴기업들은 당시에는 빛나 보였다.
그는 자신이 세운 엔젤투자가 클럽을 통해 자신의 돈을 투자해 샤킬 오닐, 아놀드 슈워제네거, 타이거 우즈, 헨리 키신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일했다. 빌 조이, 에스터 디슨 등 하이테크 거물들도 그에게 돈을 맡겼다.
하지만 상황은 더 이상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지난달 엔젤투자가 클럽의 최근 실적을 투자자들에게 보고했다. 투자자 중 한사람인 섹스닷컴(Sex.com)의 소유주 겸 매치닷컴(Match.com) 전 소유주인 게리 크레멘은 너무 화가나서 콘웨이가 공개한 보고서 사본 1부를 새너제이머큐리뉴스에 보내왔다.
콘웨이에 투자해 25만달러를 날렸다는 크레멘은 “인터넷 누더기에 투자하는 사람은 법원의 명령으로 조사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콘웨이는 자신의 보고서에서 첫번째 펀드(2500만달러)와 두번째 펀드(1억2500만달러)를 몽땅 투자해 달러당 각각 31센트와 6센트의 수익을 남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장 유망했다는 투자도 별로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콘웨이는 한예로 가장 기세 좋은 비상장업체의 하나로 앞으로 2년 이내에 주식공모(IPO)를 통해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보이는 구글에도 투자했었다. 하지만 콘웨이는 구글이 이미 성공을 거둔 2000년 9월 3차 펀딩 때 뒤늦게 투자했다.
이는 콘웨이가 구글 주식을 받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또 88만 4800달러 가치의 구글 주식 9만4429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구글이 기록적인 IPO를 통해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보이더라도 콘웨이 투자자들에게는 충분하지 못한 수치다.
콘웨이는 첫 펀드인 ‘엔젤I’에 자금을 지원한 기업들이 곤경에 부딪치자 이들을 구하기 위해 ‘엔젤II’를 급조했지만 결국 모두 고사되고 말았다. 엔젤II에만 투자한 크레멘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의 자금이 경영난에 빠진 업체들에 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콘웨이는 하이테크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었다. 인더스트리 스탠더드의 작가 게리 리블린에 따르면 콘웨이는 비서가 e메일 메시지를 인쇄해 넘겨주면 읽고나서 응답을 손으로 써서 타이핑하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콘웨이는 처음에는 1000%의 투자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리블린에게 자신했었지만 리블린이 책을 끝낼 때쯤에는 원금만 찾아도 다행이라고 고백한 것으로 밝혀졌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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