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상을 한번 해보자.
서울을 출발해 동해로 갈 때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면서 통행권을 뽑지도 않고 그냥 지나간다. 마찬가지로 동해를 출발해 서울로 돌아올 때 역시 길게 늘어선 줄에 서서 기다리다 수납원에게 통행권을 내밀고 통행료를 지불하지 않고 그냥 통과한다. 저절로 통행료가 지불되고 대금은 나중에 결제카드로 결제된다.
고속도로에서의 교통체증에 넌더리가 난 운전자라면 이런 상황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여행의 출발과 끝 무렵에 지능화된 자동차가 주는 이런 서비스를 받는다면 그 어떤 여행이라도 즐겁게 다녀올 수 있으리라.
우리나라 운전자들도 이런 상황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차량 외부의 단거리 전용통신 프로토콜인 DSRC(Dedicated Short Range Communication)가 몇 년 후면 일반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DSRC는 지능형첨단교통시스템인 ITS(Intelligence Transport System) 구축의 핵심이며 운전자들에게 첨단 교통서비스를 제공해 주기 위한 핵심적 수단이다. 그래서 자동요금징수(ETC:Electronic Toll Collection), 도로정보, 도로안내, 화물운송 관리 등 다양한 ITS 응용서비스를 차량에 탑재된 단말기를 통해 서비스할 수 있다. 현재 일부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적용되고 있는 ‘하이패스’도 DSRC를 적용한 ETC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DSRC는 고속무선 패킷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므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 전송에 대한 무선채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100m 이내의 좁은 무선지역에서 통신이 가능하다.
또한 값싸고 단순한 변조기술을 사용해 저가의 ITS 관련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DSRC는 노변장치(RSU:Road Side Unit)라 부르는 도로변에 위치하는 소형 기지국과 차량탑재장치(OBU:On Board Unit) 차량에 장착된 단말기로 구성되며 여기에 기존 네트워크 통신망과 이동 통신망 등을 활용하면 아주 다양한 교통정보를 서비스받을 수 있다.
DSRC 전송방식은 차량탑재장치의 주파수 발진기 유무에 따라 수동방식과 능동방식으로 나눈다. 현재 DSRC 표준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미 능동방식을 채택해 고속도로상에 별도의 자동 요금징수 게이트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20만∼40만원대 차량탑재장치를 출시하는 등 상당부분 일반화가 진행돼 있다.
또한 유럽에서는 이미 DSRC 표준으로 수동방식인 CEN을 도입하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은 다양한 시스템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안으로 DSRC 표준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현대모비스가 ETC 및 대중교통관리시스템인 BIS(Bus Information System), 고속도로상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AHS(Advanced cruise-assist Highway System) 등 관련기술들을 상당 부분 확보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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