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마트카드 전환` 선결과제

 금융감독원이 내년부터 신규 발급되는 현금·신용카드를 IC기반의 스마트카드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마그네틱(magnetic stripe)카드의 약점인 위·변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옳은 결정이다. 이번 스마트카드 도입 결정은 오는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금융 관련 기관 및 단체, 주요 은행·카드사가 함께 협의를 통해 합의한 사항인 만큼 실행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최근 빈번하게 발생했던 대형 금융사고가 현행 신용카드의 자체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용방법, 주변여건 등 카드 사용 인프라에 걸맞지 않게 낙후돼 있어 일어난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전환과정에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잘 알다시피 스마트카드는 플라스틱 카드에 초박형의 마이크로프로세서 및 ROM·RAM 등의 메모리를 부착한 것으로 정보기억량이 최대 6만4000자에 이르고 단말기와 사용자를 스스로 인증하는 최첨단 매체다. 따라서 정보기억량이 72자 정도이고 모든 처리를 단말기나 신용카드사의 인증서버에서 처리하는 마그네틱카드와 달리 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이번에 도입하는 스마트카드는 교통·멤버십·직불카드 등 저마다 사용처가 다른 카드를 통합 운영하면 편리함이나 비용절감, 그리고 산업적인 측면에서 기대효과는 대단할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방부가 각각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건강카드, 군 스마트카드를 연계할 경우 더욱 그렇다. 게다가 스마트카드를 활용하는 모바일뱅킹, 계좌통합, 인터넷 지로(EBPP) 등 금융 파생상품을 개발하게 되면 영역을 파괴하는 빅뱅 산업군으로 부상도 가능하다.

 또 관련 시장 신규창출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오는 2008년까지 스마트카드와 관련 단말기의 교체 및 업그레이드시장이 대략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당장 스마트카드 관련 솔루션업계의 커다란 수요처로 부상하는 등 스마트카드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스마트카드 전환이 불러올 이같은 기대효과에도 불구하고 실행과정에서 나타날 걸림돌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사전에 철저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표준화 문제다. 현재 표준 규격으로 시중 은행은 국산 K캐시를, 신용카드업계는 국제표준인 EMV를 각각 내세워 맞서고 있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스마트카드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만큼 표준화 문제는 빨리 해결돼야 한다. 또 그 방향은 관련 산업 활성화 등 국익에 우선하는 쪽이어야 하고 관련 이해당사자가 모두 합의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 이는 각종 시스템 및 단말기 전환비용 부담주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과정에서 가장 이견을 보인 것도 ATM과 신용카드 조회기의 업그레이드나 교체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였다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또 하나는 기술적 보안문제다. 스마트카드에는 세세한 개인신상정보가 입력되는 만큼 정보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카드가 아무리 보안성이 강하다 하더라도 갈수록 고도화하는 해커 등 각종 컴퓨터 범죄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대책이 제시되지 못하면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그만큼 보안성 확보가 스마트카드 전환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그 외에도 예상 가능한 제반 문제점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함으로써 졸속이 아닌 완벽한 스마트카드로의 전환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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