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에 따른 내수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가전 유통업체는 올 1분기에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마트·전자랜드·하이프라자 등 주요 가전 유통업체는 올 1분기 실적이 당초 목표에는 못 미치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신장했다. 이에 주요 유통점은 가전 품목 중에서 비중이 큰 에어컨에 사활을 걸고 상반기 매출회복을 위한 총력체제에 돌입했다.
◇1분기 실적 ‘선전’=하이마트는 잠정집계 결과 1분기 매출을 420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 목표치보다는 10% 정도 부족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7∼8% 성장한 규모다.
전자랜드도 월 평균 400억원을 달성, 1200억원 정도는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랜드 측은 “분기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지난해보다는 소폭 상승했다”며 “신규 출점한 점포에 힘입은 바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와 삼성 유통점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 하이프라자는 지난해 실적에 다소 못미친 2000억원 수준으로, 삼성 리빙프라자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프라자 측은 “그나마 매출 감소폭을 줄이고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 출점한 점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에어컨 판매 ‘총력’=이에 따라 주요 가전 유통점들은 6월 여름까지 아직 한달 이상 남았지만 일찌감치 에어컨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자랜드는 4월 마지막 주인 27·28일을 전후로 에어컨 판촉전을 준비중이다. 5월 이전에 마케팅에 나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이마트도 다음달부터 홈시어터 중심의 TV CF광고 테마를 에어컨으로 바꾸고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 ‘에어컨 수요몰이’에 나서기로 했다. 백화점과 메이커 가전 유통업체도 에어컨 판촉행사와 별도로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배경과 전망=가전 유통업체가 에어컨 판촉 마케팅을 한달 가량 앞당긴 이유는 두가지다.
연초 에어컨 예약판매가 크게 부진해 실질구매 시점인 올 상반기 수요는 기대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실제 전자산업진흥회가 집계한 올 1·2월 에어컨 판매 동향에 따르면 수량과 금액 면에서 지난해 동기대비 50% 이상 줄었다.
또 하나는 지난 2001년부터 에어컨 구매시점이 한달 이상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겨울철 예약판매와는 별도로 지난 2000년 이전까지는 주로 5월말부터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해 6·7월에 절정을 이뤘다. 하지만 2001년부터는 4월 중순∼5월 판매량이 크게 느는 반면 상대적으로 7월 이후에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상반기 가전 유통업체의 최대 접전지는 ‘에이컨 시장’이 될 전망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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