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EL 특허 문제, 복병으로 대두

　삼성SDI를 필두로 LG전자, 코오롱, 현대LCD 등 국내 대기업들이 유기EL 디스플레이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향후 특허문제가 국내 유기EL 산업의 걸림돌로 등장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디스프레이연구조합이 제주도에서 개최한 ‘유기EL세미나’에서 한국알박의 백충렬 사장은 “알박 본사로부터 유기EL 장비분야 제휴업체인 코닥이 한국 패널 및 소자 그리고 장비업체들을 대상으로 특허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국내 업체들은 특허문제를 충분히 알아보고 사업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코닥은 저분자 형광 유기EL 제품의 물질, 소자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기EL 증착장비에 사용되는 선형노즐(라인소스) 기술도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저분자 형광 유기EL 기술은 현재 상용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한 수동(PM) 유기EL디스플레이에 대부분 적용돼 있는 기술로 제품 수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이를 회피하는 방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코닥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요구하는 라이선스료는 수백만달러 수준인 선행 기술료와 제품 출하시 지급하는 모듈가격의 5, 6%에 해당하는 러닝 로열티로 구성돼 있다. 국내 업체로는 삼성SDI가 유일하게 코닥과 PM 유기EL 부문에 대해 라이선스를 체결했으며 다른 기업들은 최근들어 로열티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닥과 로열티 협상을 진행중인 업체 한 관계자는 “코닥이 예전에 폴라로이드의 특허제소로 거의 회사가 쓰러질 뻔한 경험이 있어 제시하는 로열티 금액에서 한푼도 절대 양보하지 않는 등 경직된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모듈가의 5, 6% 수준인 로열티는 디스플레이업체에 크게 부담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와 달리 유기EL분야에 뛰어든 일본업체들과 대만업체들의 상당수는 이미 코닥과 라이선스를 체결하는 등 사업 걸림돌을 제거한 상태다. 다행스러운 면은 코닥이 국내와 중국 등에 특허를 내지 않아 코닥기술을 사용하더라도 국내와 중국만을 한정해 사업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 특허팀의 한 관계자는 “유기EL 특허문제와 관련, 어느 지역에 유기EL사업을 진행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사업화 시기에 맞춰 최대한 늦게 협상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또 상대적으로 자본규모가 작은 대만업체들이 어떻게 코닥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는지 벤치마킹해 볼 필요도 있으며 업체간 공동대응도 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