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SK그룹이 불과 1억6065만원에 사운을 걸게 됐다.
SK의 1대 주주인 크레스트시큐러티스의 지분율이 14일 14.99%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돼 나머지 지분 0.01%의 향방이 회사의 ‘국적’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이날 현재 주식시장 종가 기준으로는 겨우 현금 1억6065만원. 크레스트가 이를 추가 매집하면 SK텔레콤의 지분 20.85%를 보유한 SK는 외국회사로 바뀌고, 당장 SK텔레콤은 외국인 지분한도 49%에 걸리게 된다.
정통부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을 들어 크레스트가 지분 15% 이상를 보유하면 SK를 외국인으로 분류한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SK는 SK텔레콤의 지분 가운데 49%를 초과하는 지분에 의결권이 제한돼 9%에도 못 미치는 지배력만 갖게 된다. 이미 SK텔레콤은 외국인 지분이 40.1%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2대 주주인 포스코(6.84%)와는 불과 2% 남짓 차이. 결국 SK의 0.01% 지분 향배가 지주회사로서 SK텔레콤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따라서 업계 주변에서는 이번 크레스트측의 지분 매입이 처음부터 현행 법규상의 허점을 노려 치밀하게 추진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SK텔레콤을 미끼로 마지노선인 15%를 피하면서도 추가매집의 가능성을 충분히 암시해 SK를 압박하는 고도의 협상전략이라는 시각이다.
SK그룹도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운명을 감안하면 엄청난 프리미엄을 감수하고서라도 지분매입 등을 통해 적극 방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
외국인투자지원센터 정동식 소장은 “아마 크레스트측이 전략적으로 14.99%를 매집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0.01%만 가지고 SK그룹의 주력인 SK텔레콤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계 헤지펀드의 전략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의 경영에 장기적으로 참여하기 위함’이라는 크레스트측의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결국 엄청난 단기차익을 겨냥한 머니게임일 공산이 크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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