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디지털방송 시장에서 한판 붙자.”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시장의 영원한 맞수 오리온그룹과 CJ그룹의 다음 승부처는 디지털방송이다. 전통적으로 제과와 제당 시장을 이끌어온 이들 두 그룹이 본격적인 디지털방송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이 시장에서도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아날로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시장에서 양대 산맥을 형성해온 온미디어와 CJ미디어는 디지털방송 분야에서도 양 그룹의 자존심을 내건 도전에 직면했다. 멀티플렉스 사업과 영화배급 시장을 놓고 평행선을 달려온 두 그룹의 디지털방송 시장에서의 만남은 이미 예고된 것.
지난 2001년 동양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오리온그룹의 계열사 중 미디어 지주회사인 온미디어(대표 담철곤)와 역시 그룹통합 이미지를 부각시켜 탄생한 CJ미디어(대표 이강복)는 복수PP를 운영하면서 축적한 콘텐츠와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사실 규모면에서 온미디어가 OCN 등 영화채널을 중심으로 올해 총 매출목표를 1300억원 규모로 잡을 정도로 성장했다면 CJ미디어는 선두 음악채널인 m.net 등 4개 채널 운영으로 이제 380억원 가량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는 회사다. 그러나 양사 모두 영화·음악 등 주요 채널과 그룹 계열사들의 든든한 지원 등 디지털방송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이미 갖췄다는 점에서 동등하다. 그룹 차원에서도 올해 디지털방송 시장이 조기에 만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전략적으로 이 부문 사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우선적으로 주문형비디오(VOD) 및 PPV(Pay Per View) 등 양질의 콘텐츠를 활용한 서비스에 주목한다. 온미디어가 최근 VOD사업 태스크포스를 설립했다면 CJ미디어는 PPV를 가장 먼저 실시한다는 목표 아래 전국 주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사업협력에 나섰다.
온미디어가 1위 영화채널인 OCN·캐치온의 콘텐츠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반면 CJ미디어는 자사의 홈CGV 채널 외에도 CJ엔터테인먼트·드림웍스 등이 보유한 풍부한 영화 콘텐츠를 내세워 조기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하반기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참여를 위한 사전 작업에도 착수했다. 온미디어가 DMB 멀티플렉스 채널 중 영화채널 참여를 고려중이라면 CJ미디어는 PP 음악채널 1위인 m.net을 통한 DMB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일찌감치 게임채널인 온게임네트워크를 통해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온 온미디어는 퀴즈채널을 통한 실시간 양방향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질세라 CJ미디어도 정보사업팀을 통한 모바일 콘텐츠 사업도 강화한다는 전략 아래 KTF 핌, SK텔레콤 준에 뮤직비디오 콘텐츠를 공급하는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리온과 CJ그룹의 디지털방송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경쟁은 단순히 ‘영원한 맞수’의 대결에서 그치지 않는다. 양 그룹의 디지털방송 시장진출 가능성은 물론 PP업계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해줄 수 있는 첫 실험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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