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들 불황 R&D 확대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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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문인식보안업체 리얼아이디테크놀로지는 최근 지문인식 출입문 가동을 멈췄다. 지난주부터 연구개발(R&D) 인력면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외부인 출입이 잦아지면서 아예 지문인식 출입 통제 시스템 전원을 내려놓았다.

 영상저장장치(DVR) 개발업체 코디콤 박승신 기획실장은 “올해 초 예산을 수립하면서 대부분의 비용을 줄이면서도 유독 R&D분야는 과감히 증액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도 경쟁업체에서 R&D 인력을 늘린다는 소문을 들으면 귀를 쫑긋 세운다고 귀띔했다.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IT업체들이 내핍경영으로 내몰리고 있지만 물리적 보안업계 R&D 분야에는 사람과 돈이 몰리고 있다.

 코디콤·성진씨앤씨·3R 등 DVR 선두업체들은 올해 R&D 예산을 매출 대비 10% 가까이 끌어 올리기로 했으며 리얼아이디테크놀로지·씨크롭 등 생체인식업체들도 R&D 예산을 전년대비 20∼30% 가량 늘리기로 했다.

 코디콤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5%(17억원) 수준이던 R&D 비용을 올해 8%(40억원) 이상 집행하기로 했으며 성진씨앤씨도 올해 R&D 예산을 전년보다 13억원이나 더 늘리기로 했다. 지문인식업체 리얼아이디는 올해 R&D 예산을 전년대비 30% 가량 늘리고 인원도 10여명 정도 보강하기로 했다.표참조

 이같은 현상은 이라크 전쟁으로 테러공포가 확산되면서 미국 및 유럽을 중심으로 DVR나 생체인식기술을 이용한 보안장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신용카드 위조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보안기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날로 고조되고 있기 때문.

 성진씨앤씨 관계자는 “DVR의 경우 국내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후발주자인 대만이나 중국업체들이 빠르게 기술경쟁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보다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기술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국내외 시장에서 도태될 위기”라고 전했다.

 박상영 리얼아이디 연구소장은 “국내 물리적 보안업체들은 최근 해외진출이 잦아지면서 외국 클라이언트의 까다로운 요구를 맞추기 위해 뛰어난 기술인력을 대폭 늘리는 추세”라며 “생체인식분야의 경우 최근 국내에서도 인터넷뱅킹 등 금융상품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속속 도입하면서 R&D 인력 보강이 절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