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소외계층은 더이상 여성이나 고령자가 아니라 비참여자다.”
여성·고령자·장애인 등 전통적인 정보화 소외계층에 대한 구분이 한국과 같은 인터넷 강국에서는 의미가 상실된다. 따라서 정보격차(digital divide) 해소정책의 접근방향에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정보통신정책 최근호에 소개된 미국 UCLA대학 커뮤니케이션정책센터의 2002 인터넷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과 같이 인터넷 이용률이 높은 나라에서의 정보격차 해소정책은 전통적인 소외계층이 아니라 비참여자에게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2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이 리포트의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이 세상을 악화시켰다고 생각하는 사용자수가 인터넷 이용자(6.0%)에 비해 비이용자(17.4%)에서 3배나 많았고 비이용자의 53%는 앞으로도 인터넷을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 보고서는 이같은 결과를 두고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이득과 손실은 무엇이며 인터넷 이용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사람들은 어떤 부류의 사람들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사회에도 엄연히 적용된다는 것이 KISDI의 지적이다.
정보사회연구실의 김성우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시스템의 구축과 활용능력의 배가 등 물리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해왔다”며 “정보화정책 추진시 접근(액세스)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을 정보화의 지평으로부터 배제시킨 채 오로지 정보기술 위주로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현재 정통부 정보화기반과 및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을 주축으로 이같은 시대변화상을 반영한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범국가적 그랜드플랜’을 만들고 있어 그 내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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