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변주간 실적과 주가 양극화 뚜렷

 주식 시장에서 우량주와 주변주간의 실적과 주가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기업간 주가와 실적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지난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순이익은 총 1조6700억원으로 전체 763개사의 순이익 9314억원의 180%나 됐다. 지난해 4월4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사의 2001년 순이익은 전체 704개사의 108%를 차지한 것보다 이익의 집중화가 더욱 심화됐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0개사는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8%, 순이익은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체기업 763개사의 매출이 17% 증가하고 순이익은 오히려 42%나 감소한 것을 크게 압도했다. 거래소 상장기업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KT·SKT 등 우량기업의 실적호전이 뚜렷했지만 개별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둔화됐다.

 이정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안좋을수록 우량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간의 실적은 더욱 크게 벌어진다”며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업들은 경기와 무관하게 경영관리가 이뤄지고 있지만 벤처 등 주변기업들은 위험에 대한 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라라고 말했다.

 주가에서도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시가총액은 거래소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의 61.28%나 차지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20사의 시가총액 합은 전체의 48.91%에 달했다. 거래소와 비교,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상위사들에 대한 집중도가 낮은 것은 보안·인터넷·솔루션 등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개인 선호주들이 상대적으로 고주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실적과 주가 차별화 양상속에 상장·등록기업들 가운데 다수는 관심권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커버하며 적정주가나 기업분석을 하는 종목들은 전체 상장·등록사 1600여개 가운데 100여개 안팎에 불과하다. 일부 업종은 대부분 기업들이 적자를 내고 있어 사실상 업종 자체의 분석 업무가 중단된 상태다.

 우리증권 최정일 연구원은 “수익 모델이 탄탄하고 사업성을 인정받은 일부 우량종목들은 실적과 주가에서 상대적으로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반면 다수의 기업들은 실적 둔화속에 관심권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다”며 “이런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순 낙폭과대 저가주보다는 우량주 중심의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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