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종전 기대감이 주식시장 분위기를 급반전시키고 있다.
지난 1일 미영 연합군이 승기를 잡아가면서 상승하기 시작한 주식시장은 연합군의 바그다그 중심부 진입 소식으로 급상승했다. 전황에 휘둘리는 시장 상황에서 당초 예상보다 빠른 연합군의 바그다그 진격 개시가 투자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7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7.89포인트(5%) 오른 585.90으로 마감됐다. 이날 상승장을 이끈 것은 외국인으로 이들은 거래일 기준 7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도 1.71포인트(4.34%) 상승한 41.12로 장을 마쳐 4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했지만 개인들이 공격적인 매수세를 펼치며 상승장을 만들어냈다.
이날 거래소·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들은 전종목이 오름세로 마감돼 상승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종전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자 증시에서는 추세 반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시황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추세 반전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전쟁 개시로 빠진 주가가 전쟁 마무리 기대감으로 오르고 있는 것일 뿐 추세 반전을 거론할 만큼 증시 여건이 개선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추세 반전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경기와 기업실적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로선 악화일로다.
지난주 전경련이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가 IMF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 경기도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추정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지난 1분기 실적도 작년 동기대비 10∼2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추세 전환이 가능한 시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일단 종전 기대감으로 투자 심리가 호전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종합주가지수는 600선 정도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600선을 치고 올라간다면 620선 탈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이상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있다.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수급상으로도 지난해말 지수가 추세 하락으로 반전한 이후 매매에 의해 형성된 매물벽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는 500∼600선을 박스권으로 보고 지수 등락에 따른 단기매매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제대로 된 반등을 보이지 못했던 대중주를 중심으로 한 순환매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대한 매매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석생 우리증권 연구원은 “지수의 추세전환은 기대감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증시는 종전 기대감이 반영되는 수준까지만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대중주 중심의 단기매매 전략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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