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또 떨어졌네.’
PC 주변기기 가격이 하루가 멀다하고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한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라고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가 산 지가 언젠데 벌써’라는 불평이 나올 만하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1월 중순부터 시판한 소형 잉크젯 복합기를 지난 1일부터 이전 가격보다 1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설명에 따르면 용산 등지의 전자상가에서 소비자들은 19만원 안팎하던 것을 이제 16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도 보급형 5.1채널 PC 스피커 가격을 최근 또 인하했다. 인하폭은 1만원 정도지만 지난 수개월간 제이씨현시스템은 같은 수준의 가격 인하를 계속했으니 누적된 금액차를 고려하면 적지 않다. 5개월 전 만해도 12만원하던 제품이 이제는 7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도 지난해 9월을 시작으로 3개월마다 잉크젯 복합기 제품을 10∼20% 가량 인하해 온 경력이 있다.
업체들은 잇단 가격인하가 판매 증가에 따른 비용하락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를 의식한 의도적인 인하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가 채 3개월도 지나지 않아 10% 가격 인하를 한 것은 경쟁사인 한국HP가 소비층이 비슷한 신제품을 유사한 가격에 출시해서고 제이씨현시스템도 타사가 저가를 무기로 시장에서 공세를 펴왔기 때문에 가격을 계속적으로 인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가격하락이 소비자에게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상대적인 피해의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주부 황모씨(30)는 “물가도 많이 올라 반찬 수도 줄이는 판에 이미 구입한 물건이 자꾸 싸진다는 소리를 들으면 억울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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