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1분기 실적우려 현실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0개 IT기업 1분기 실적전망치

 주요 IT기업의 1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6일 본지가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전자 등 10개 IT기업에 대한 증권사 1분기 실적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기업들의 수익성이 하락하거나 매출 등 외형 성장세가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표참조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4% 가량 증가했으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단말기 부문의 매출호조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10조원대를 돌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D램가격의 하락과 IT경기 악화로 인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분기 반도체시장이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수익성 악화는 2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소프트웨어 업종 대표주인 안철수연구소, 게임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1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0% 이상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주력 상품인 리니지의 매출감소가 뚜렷, 매출과 수익 모두 큰 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서 중동지역 셋톱박스 수출 증가 기대감으로 관심을 끌었던 휴맥스도 1분기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휴맥스의 1분기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작년 동기에 비해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부 증권사의 경우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6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삼성SDI도 올해 실적 둔화세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매출과 순이익이 소폭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고 특히 LCD부문의 경쟁심화에 따라 영업이익이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LG홈쇼핑의 1분기 실적도 급격한 소비심리 악화로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가시청 가구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데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이익감소가 불가피하다. 카탈로그 부문 역시 소비자들의 반응이 떨어지고 비용부담으로 인해 발행부수가 줄어들고 있어 실적둔화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통신업계의 쌍두마차인 SK텔레콤과 KT는 1분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며 IT경기 둔화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분기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에 따른 매출 누락분이 반영되며 올 1분기 매출증가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KT의 경우 SK텔레콤 주식매각 이익 7800억원이 순이익에 포함돼 1조원을 넘는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 2월 양호한 월별 실적 발표로 주목을 받은 LG전자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전화단말기의 해외수출이 증가추세인 데다 PDP TV, 에어컨, 세탁기 등 프리미엄급 가전이 매출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작년 동기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업종 대표주자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실적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상거래의 매출인식 방법이 변경되면서 매출규모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지만 영업이익은 순항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