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생존경쟁 시작됐다](2)브랜드로 승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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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해외 바이어들을 국내로 초대해 만찬을 갖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바이어가 “삼성전자 휴대폰의 성공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마케팅 담당임원은 “최고의 제품으로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고 답했다. 그때까지 침묵을 지키던 이기태 삼성전자 텔레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TN) 사장이 임원의 말에 고개를 젔더니 “브랜드를 높였기 때문”이라고 정정했다.

 휴대폰 브랜드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휴대폰 브랜드다. 하지만 이런 명성을 얻기까지는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지난 90년대 후반 처음으로 GSM 단말기를 개발해 유럽시장에 들어갔을 때만해도 이동전화사업자들을 만나기조차 힘들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노키아·모토로라와 함께 빅 3로 대접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200만대를 공급했으며 이익면에서도 세계 최고라는 노키아마저 넘어설 태세다.

 김운섭 삼성전자 전무는 “삼성전자는 하이엔드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브랜드를 높였다”며 “지금은 세계 하이엔드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확실한 생존카드를 손에 쥔 것이다.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브랜드 파워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노키아는 세계 최강의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30% 이상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저가 시장에 치중했던 세계 2위 모토로라는 올초 ‘모토’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고 제2의 도약을 선언하기도 했다.

 휴대폰은 과거 기술집약적인 산업이었으나 핵심부품이 모듈화되면서 PC처럼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삼성전자처럼 확실한 브랜드 메이킹을 하지 못하면 시장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 대표브랜드 중 하나인 LG전자마저도 브랜드업체로 뿌리를 확고하게 내리지 못했다. CDMA 단말기는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양대 산맥으로 자리를 확고히 했지만 세계 휴대폰시장의 70% 이상인 GSM 단말기 시장에선 진입이 늦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LG전자 김종은 사장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빅 5에 진입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며 “어느 해보다 공격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01년말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로부터 분사한 현대큐리텔을 인수한 팬택 계열은 현대큐리텔의 사명을 ‘팬택&큐리텔’로 변경하고 큐리텔이라는 독자브랜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팬택 계열은 올해 1500만대를 판매,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세계적인 업체들과 독자브랜드로 승부해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며 “적기에 다양한 하이엔드 모델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세한 업체들의 사정은 다르다. 규모의 영세성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만 치중하느라 독자브랜드 진출은 엄두를 내지 못한 사이 중국과 대만업체들이 턱 밑까지 쫒아왔다.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2∼3년내에 한국의 OEM 산업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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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브랜드 가치

 연도 가치

 00 52억달러

 01 64억달러

 02 83억달러

 자료:인터브랜드

 

 삼성 휴대폰 판매대수 및 시장점유율(단위:만대, %)

 연도 판매대수 시장점유율

 00 2064 5.0

 01 2823 7.1

 02 4168 9.8

 자료:데이터퀘스트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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