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T기업들의 실적은 크게 ‘거래소-호전, 코스닥-부진’으로 나타났다. 또 각 시장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은 경기불황에도 불구, 개선된 성적표를 내놨지만 중소형사들의 실적은 더욱 악화되는 등 ‘부익부·빈익빈’도 심화됐다.
2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소 전기전자·통신업종의 실적이 호조였던 반면 코스닥 IT기업들의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2002년 거래소 전기전자업종 매출액은 65조8013억원으로 전년대비 13.51% 늘었고 순이익은 5조6023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통신업종도 순이익이 62.08%나 확대됐다. 반면 코스닥 IT기업 매출액은 21.2% 늘어난 28조93억원이었지만 1320억원의 순손실을 보이며 적자로 돌아섰다. 코스닥 비 IT기업은 매출액은 11.4% 늘었으며 순이익은 9144억원으로 94.3%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거래소 업종분류 체계에서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된 4개 업종 가운데 전기전자, 통신, 전기가스 등 3개의 IT부문이 포함됐다. 거래소 전기전자업종의 실적호전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 IT기업의 실적호전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가 포진한 통신의 실적도 호조였다.
코스닥 IT부문에서는 업종별로 방송통신서비스업종이 매출액 29.4%, 당기순이익 54.9% 증가하는 등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실적이 좋았다. 이는 KTF와 하나로통신(영업이익 실현), SBS 등 대형사의 실적호전에 따른 것이다. 코스닥 중소형사들이 집중된 소프트웨어·서비스분야는 매출이 5.9% 증가했지만 순이익에서는 적자가 확대됐다. 이 가운데 인터넷은 매출액이 79.3% 증가하고 영업이익 및 경상이익은 흑자전환, 당기순손실은 대폭감소(99% 감소)하는 등 실적이 크게 호전돼 눈길을 끌었다. 하드웨어부문은 매출이 19.4% 증가했지만 290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휴대폰 부품업체의 실적호전에 따라 IT부품업종의 매출이 45.0%, 순이익이 28.5% 증가한 반면 통신장비부문은 순이익이 2321억원 감소해 적자전환됐다. 반도체업종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한편 코스닥 벤처기업 369개사 가운데 90개사가 지난해 적자로 전환됐다. 64개사는 적자를 지속하는 등 총 154개사(41.7%)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벤처기업 10개사 중 4개는 이익을 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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