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미래 정보전에 대비해 정보화·과학화된 국방체계 건설에 적극 나선다는 소식이다. 국방부는 최근 마련한 ‘e디펜스 비전 2015’를 통해 연내 군 PC 보급률을 100%로 끌어올리고, 전군 단일 전자결재체계 구축 등 상부기관과 독립대대간 자료 유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합참의 기존 지휘소자동화체계(CPAS)를 중심으로 각 군의 전술지휘통제자동화(C4I)체계간 연동은 물론 전투원 위주의 국방통합정보체계를 2010년까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마디로 C4I체계와 인사, 군수 등의 자원관리정보체계를 통합해 정보·지식 중심의 정예정보화 군에 맞는 디지털국방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미래의 안보환경이 ‘디지털 국방’의 건설을 요구하고 있고 또 그 핵심과제는 인력의 정예화와 전력의 첨단화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 이라크 전쟁에다 북핵문제, 주한미군 재배치 등의 논의로 한반도의 평화정착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바람직하다.
국방부 계획대로 국방통합정보체계가 완성되면 레이더 등 탐지체계(sensor)에서 각종 타격체계(shooter)까지 통합된 전력 발휘가 가능하게 돼 효과가 배가될 수 있을 것은 분명하다. 또 그간 국방 기술이 민간분야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을 감안하면 디지털국방체계 건설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주국방은 단순한 작전지휘권 확보보다 우리 기술에 의한 군사력 건설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이 점에서 국방부가 핵심 전력체계의 정보화시스템을 자체개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매우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이번 국방부의 e디펜스비전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올해부터 국방 정보화 프로젝트가 본격 발주된다는 점이다. 이달 발주되는 해·공군C4I 구축사업을 시작으로 육·해·공군 통합정보관리소, 국방인사정보체계 등 수백억원대의 프로젝트 발주가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지금처럼 침체된 IT업계에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걱정되는 것은 이 국방정보화 프로젝트들이 종전처럼 저가발주 또는 가격위주 평가 관행으로 인해 덤핑 수주 경쟁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작년 시행된 개념연구사업에서 일부 국방 프로젝트의 경우 기술과 가격 평가점수 비율을 70대30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가격위주 경쟁 유도를 예고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에도 ‘국방정보화 사업은 수행하면 할수록 손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국방 정보화 프로젝트들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우선 현실을 반영한 사업예산 책정과 사업자 평가방식의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앞으로 발주될 국방정보화 프로젝트들은 국가의 안보와 민족의 생존을 보존하기 위한 국방력을 높여주는 원천이라는 점에서 저예산 책정에 따른 부실기반을 마련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스라엘과 일본 방위산업이 지금처럼 세계 정상에 올라선 것은 아무리 비싸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면 국산을 사용한다는 일관된 국가정책을 추진한 결과다.
IT업계에서도 ‘덤핑 경쟁’이 아닌 ‘품질 경쟁’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사업원가를 의식하지 않고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근시안적인 ‘승부욕’에 휩싸여 덤핑 입찰이라는 무리수를 둘 경우 결국 국방 정보화 프로젝트들의 부실화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정보화 부실은 우리 군 전력의 약화와 직결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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