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업체가 독식해온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VDSL시장에 일본 대형 통신장비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본 통신장비업체인 스미토모는 최근 하나로통신의 50Mbps VDSL 장비성능평가 (BMT)에 참여해 국산 업체들과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BMT는 50Mbps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다수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다는 점에서 스미토모의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미토모 ‘출사표’=지난달 24일 시작된 BMT에 스미토모사가 국산업체인 코어세스와 우전시스텍와 함께 참여했다. 그동안 국내 VDSL시장은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인한 장비가격 하락으로 사실상 외산업체의 진입이 불가능해 국산업체들이 시장을 독식해왔다. 하지만 50Mbps로 VDSL시장이 전환되는 틈을 타 일본 스미토모가 수주전에 가세한 것이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는 일부 업체가 대만산 제품을 부품 형태로 들여온 적은 있지만 외국의 메이저업체가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미토모는 지난해 올초 넷엔시스(대표 권익환)를 앞세워 이번 BMT에 이카노스의 DMT 칩세트를 장착한 50Mbps VDSL장비 ‘VMS3220/VTE3021’를 제안했다.
넷엔시스의 권익환 사장은 “스미토모가 오랜동안 VDSL 기술개발을 진행해온 만큼 한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대량생산체제를 통해 국산장비와 겨룰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국산업체 긴장속 수성 자신=스미토모의 공세에 대해 이번 BMT에 참가하고 있는 코어세스와 우전시스텍은 다소 긴장하면서도 시장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코어세스는 메타링크의 QAM 칩세트를 장착한 장비를 앞세우고 있으며 우전시스텍은 스미토모와 동일한 이카노스의 DMT 칩세트를 내장한 장비를 앞세우고 있다. 두 회사는 국산장비의 성능이 우수한 만큼 외산의 공세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VDSL 은 우리업체를 능가하는 해외업체는 없다”며 “지속적인 성능 개선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면 수성에는 문제없다”고 말했다.
◇전망=하나로통신은 이번 주말까지 BMT를 진행한 후 BMT 결과를 토대로 이달말께 수만포트 규모의 VDSL장비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이번 BMT를 주관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김진하 전무는 “여러 측면에서 장비에 대한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며 “국산·외산을 떠나 가장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는 장비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이달말께 입찰이 끝나봐야 외산업체의 국내 VDSL 시장 진입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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