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가전사들의 한국시장을 향한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한반도가 다시 한번 세계 열강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97년 수입선다변화 제도 폐지 이후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등 소형 디지털기기 중심의 마케팅을 펼쳤던 일본 업체들은 최근 PDP TV, LCD TV 등 프리미엄급 디지털AV 시장공략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다.
하이얼을 필두로 소화전자, 아다, 진명 등 중국 가전업체들이 한국형 제품개발과 광고전략을 세우고 한반도에 속속 상륙하고 있고 전자레인지 업체인 그란츠, 에어컨회사 그리아 등도 진출시기를 타진중이다.
한국시장에서는 중국기업들도 ‘만만디’ 영업행태를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일본기업들도 종전의 ‘경박단소’ 제품 위주에서 ‘대형화·컨버전스’로 마케팅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사인 하이얼은 이달부터 냉장고를 포함한 백색가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고 중국 소화전자도 드럼세탁기 및 2.3㎏급 향균세탁기를 국내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쿨의 경우 살균과 표백이 가능한 중국 진명의 1㎏급 소형세탁기를 수입, 홈쇼핑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박상구 바이오쿨 사장은 “과거 저가위주의 공세를 펼쳤던 중국업체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최근 들어 일본 및 한국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제품력 위주로 전환되고 있다”고 과거와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환율상승에 따른 수입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중국산 가전제품의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들어 2월 말 현재 중국산 가전 및 통신제품 수입은 총 8억1881만3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억9960만1000달러에 비해 늘었다.
특히 200∼400L급 냉장고 수입은 1만7000달러로 1977% 증가했고 세탁기와 에어컨 등 백색가전 수입도 전년대비 각각 108%, 114% 늘어났다.
일본 가전사들도 국내 디지털가전 시장이 종전 ‘외산만의 리그’에서 ‘완전경쟁 체제’로 전환되자 ‘변화를 통한 시장주도권 유지’를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테크윈 등 토종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소니 등 일본계 국내 현지법인들은 합리적 가격도입을 통해 치열한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는 한편 네트워크 기업으로 변신중이다.
도시바코리아, 신도리코, 샤프전자 등도 기존 노트북, 복사기, 전자사전 위주에서 대형 PDP TV, 프로젝션TV, LCD TV 등 디지털TV를 올해 간판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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