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최첨단 장비들이 사막의 모래폭풍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군의 하이테크에 대한 의존이 오히려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전문잡지인 와이어드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군의 하이테크 기술에 대한 의문이 점차 불거지고 있으며 하이테크로 무장한 미군이 전통적인 공격에 취약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군의 스마트폭탄, 무인기인 프레데터 등 각종 첨단 정밀무기가 알려진 것처럼 아프가니스탄과 지난 91년의 걸프전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워싱턴대의 국제문제 교수인 데보라 애번트는 “기술이 능력을 부여해주는 것만큼 아킬레스건도 만든다”고 꼬집었다.
육군전쟁대의 교수 스티븐 비들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알카에다 대원과 탈리반에게 쏟아부은 스파이센서와 스마트폭탄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비들 교수는 “프레데터와 고성능 스파이센서 등은 제한적인 효과만 거뒀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군은 타커르가르 전투에 앞서 첨단 감청시스템을 모두 동원해 10㎢의 좁은 전장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을 펼쳤다”며 “그러나 이를 통해 실제 전장에서 조우하게 된 알카에다 대원의 절반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비들에 따르면 스마트폭탄 역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타커르가르와 바이배체 전투에서 미군의 정밀폭탄은 알카에다를 동굴 밖으로 끌어내는 데 실패했고 결국 미군과 북부동맹의 지상병력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비들 교수는 신기술이 공군력을 크게 개선시켜준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소말리아전과 베트남전을 예로 들어 첨단무기가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국방부의 하이테크에 대한 의존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군의 하이테크 프로젝트 중 주목받는 미래전투시스템은 ‘네트워크 전쟁’을 밑바탕으로 장군을 비롯해 조종사, 비행기, 심지어는 모든 보병이 서로 보고 듣는 것을 인터넷을 통해 공유토록 한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투에 있어 모든 정보를 통합·공유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일례로 미 탐파에 있는 장군이 타커르가르 전장 실황을 프레데터를 통해 볼 수 있었으나 미군 7명이 죽고 11명이 부상당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앨리데이드컨설팅의 사장인 제프 케어스는 “많은 이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승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많은 정보는 실제 중요한 정보를 골라내는 데 어려움을 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네트워크에 의존하다보면 네트워크가 다운됐을 때 보병이 우군을 찾는데 혼란을 겪을 수도 있고 위성연결이 끊어지면 스마트폭탄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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