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서비스업체 AOL이 인터넷 오디오 기술 제공업체를 리얼네트웍스에서 돌비로 교체키로 했다고 발표, AOL과 리얼네트웍스간 오랜 동반자 관계에 ‘이상전선’이 예고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C넷은 협대역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인 ‘라디오@AOL’의 디폴트 오디오 기술을 리얼의 스트리밍 기술에서 돌비AAC로 전환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AOL과 돌비는 제휴폭을 넓혀 AOL의 광대역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브로드밴드 라디오@AOL’에도 돌비의 오디오 인코딩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또 라이브 오디오 인코딩 및 오디오 편집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의 시선은 인터넷 미디어 부문에서 협력을 맺어온 AOL과 리얼네트웍스의 관계에 균열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OL의 이번 발표가 리얼의 향후 사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AOL은 그동안 리얼과 밀착된 모습을 보여왔다. AOL의 협력업체인 CNN·ABC뉴스닷컴·웨더채널·MBL·NBA 등이 모두 리얼과 콘텐츠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리얼 역시 AOL에 상당 부분을 의존, 성장해왔다. 소프트웨어 최대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맞설 수 있었던 것도 AOL에 기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MS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어 AOL과 연계가 약해질 경우 업계입지가 심대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높은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제 코가 석자’인 AOL의 ‘리얼네트웍스 포기’가 가시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AOL은 광대역화를 서두르면서 광대역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 준비팀인 ‘울트라복스’를 출범시켰다. 당시 AOL 내부에서는 광대역 인터넷라디오 서비스를 리얼의 기술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일었다. AOL은 공식의견을 내놓지 않고 리얼을 대신할 만한 회사를 물색해왔다. 특히 ‘윈앰프’ 개발업체로 AOL에 합병된 눌소프트 팀의 강력한 의견주장으로 광대역 인터넷에는 리얼이 아닌, 울트라복스의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이로써 인터넷 미디어 부문에서 AOL과 리얼간 고리는 매우 약화되게 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AOL과 리얼의 관계가 곧바로 단절될 것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 두 회사는 온라인 음악전송 사업인 ‘뮤직넷’에서 제휴를 맺고 있고 AOL측이 다른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소프트웨어 등은 그대로 리얼의 기술과 제품을 이용해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수년간 인터넷 광고매출 부진 및 가입자 증가세 둔화로 고민해온 AOL은 온라인 부문의 조직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 조너던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AOL의 모든 서비스를 재점검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다음 주에는 광대역 네티즌들을 위한 ‘AOL8.0플러스’ 서비스가 선보인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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