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박단소화된 모바일기기의 등장에 따라 최근 관련 부품도 점차 극소화되는 추세다.
가장 일반적인 부품인 커패시터의 경우 0.4×0.2㎜ 크기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소형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유전량을 증가시키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MLCC의 유전량은 박막시트의 적층량에 따라 결정되는데 적층량이 많아지면 크기가 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때문에 최근 MLCC 연구개발은 크기는 늘리지 않고 적층량을 높이기 위해 박막 시트를 더욱 얇게하는 데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라타·TDK·다이요유덴 등 일본 부품업체는 이미 1.3㎛ 박막을 채택한 MLCC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3.5㎛에 그치고 있어 고유전 MLCC시장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양대 세라믹공학과 백운규 교수(39)는 국내 MLCC 제조업체들이 채택하는 박막 시트의 3분의 1 정도인 1.2㎛ 초박막 시트를 제조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삼성전기와 공동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백 교수는 200㎚급 티탄산바륨 세라믹 입자를 유기용매에 녹아들게 한 후 이를 박막 시트 위에 고분산해 입자를 고르게 재배열하고 적층해 균일하고 안정성 있는 MLCC용 박막 시트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박막 시트를 MLCC에 적용할 경우 3216 크기(3.2×1.6㎜) 커패시터를 기준으로 기존의 2∼3배인 최고 900층까지 쌓을 수 있어 정전용량도 이에 비례해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머물고 있는 국내 MLCC 박막 제조기술이 단숨에 일본 업체를 추월,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백 교수는 “이번 기술 개발로 국산 MLCC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고용량 커패시터인 알루미늄 및 탄탈륨 커패시터 시장을 잠식, MLCC시장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백 교수는 이에 그치지 않고 동대학 박재근 교수와 공동으로 메모리 및 비메모리반도체 CMP(Chemical Mechanical Planarization) 공정 중 연마과정에 사용되는 재료로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나노세리아 슬러리(slurry)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이처럼 잇따라 연구개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백 교수는 30대 후반의 젊은 과학자지만 소재 분야에서는 권위자로 꼽힌다. 한양대를 졸업한 후 도미, 미국 국립기술표준원(NIST)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으며 과기부가 선정한 국가지정연구실을 이끌고 있다.
일본 미마수사의 기술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테크노세미켐과 에스티아 등 반도체 장비업체에 기술을 이전하기도 했다. 또 해외 학술지에 52편과 국내 논문 6편을 발표했으며 9건의 소재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약력>
△86년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 졸업 △88년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공학 석사 △91년 미 클렘슨대학 공학 박사 △91∼92년 미 NIST 연구원 △92∼98년 창원대 부교수 △95∼96년 미 NIST 방문연구원 △99년∼현재 한양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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