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도체장비산업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최근 중국 반도체장비산업은 침체에서 벗어나 고속 발전단계에 들어서면서 중국 전자정보산업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장비 제조업체 및 연구기관은 60여개, 집적회로(IC) 생산장비 제조공장만 해도 20∼30개나 되며 독자적으로 연구·개발(R&D)한 IC 전용장비 품목 역시 수백개에 달한다. 중국은 전기공정에서 필요한 확산로, 쾌속 열처리 장비, 세척기, 현상장비 및 후공정에 필요한 절삭기, 비닐 패키징기, 일부 금형, 소자제조용 단결정체로, 연마기, 광택기, 일부 정화장비 및 테스트장비 생산이 성숙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중국 반도체산업협회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2년간 중국 반도체장비산업 성장률은 연 50% 이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700공장’(치싱화촹회사와 합병)에서 생산한 세척기는 최근 숴강NEC와 항저우 스란에 판매됐는데 이는 중국 반도체장비가 대형 IC 생산라인에 적용됐다는 점에서 중국뿐 아니라 세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식산업부 산하 전자정보제품관리국 왕붜화 처장은 “중국 반도체장비산업이 중국 컬러 브라운관 장비산업과 같은 발전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92년 중국은 컬러 브라운관 생산장비를 모두 외국에 의존했지만 현재는 내수용 제품을 모두 국산장비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중국 반도체장비산업의 경우도 불과 5년 전에는 6인치 생산장비를 자체 제조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6인치 제조장비는 물론 8인치 제조장비도 1∼2년이 지나면 자체로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중국의 반도체장비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자체 생산하는 장비는 중국 국내 대학교와 연구소의 연구용으로 공급되고 있고 중국에 구축되고 있는 칩 생산라인은 여전히 수입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또 작년 중국 반도체장비 매출액은 5억위안으로 시장점유율이 5%에 불과하다. 기술면에서 선진국과 비교하면 3∼4세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IC 관련 기술·장비는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특히 다세대 기술·장비가 공존하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주력 생산라인이 0.18㎛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0.25㎛, 0.35㎛, 0.5㎛ 및 그 이하의 생산라인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치싱화촹의 조우진룽 부총재는 6인치 이하 장비시장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전용 IC나 휴대폰 발신회로 등의 분야에 6인치 장비가 사용되고 다이오드생산에도 6인치 정도 장비면 충분하다. 또 현재 중국 시장에는 6인치, 8인치 생산라인이 업체들에 구축되고 있고 3인치, 4인치 생산라인과 2인치, 1인치 생산라인도 계속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시장의 특징과 함께 외국 업체들이 6인치 이하 장비를 생산하지 않는 점 등이 중국 반도체장비산업에 틈새시장을 제공하고 있다.
왕붜화 처장은 “중국은 외국과 상당한 격차가 있기 때문에 외국 업체들과의 제휴를 강화해 ‘윈윈전략’을 바탕으로 자체 기술 수준을 빨리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미국·일본 등지의 반도체장비업체들이 제조기지의 중국 이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업체들의 관심도가 제일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반대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그들은 IC 장비산업은 거의 독점적인 산업으로 제휴 등 협력 필요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반대론자들은 식각기기를 사례로 들면서 토교전자·애플리케이션소자 등 2, 3개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IC 장비는 투자가 커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첨단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상례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독점업체들은 중국과 합작할 가능성이 없고, 합작하려는 업체는 선두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첨단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어 제휴의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IC 장비산업은 다양한 부품을 포괄하는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진국 장비업체들도 수백개 주변기기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제공받고 있다. 중국 토종 업체들이 장비의 국산화를 추진한다 해도 주변기기 자급률은 10%에 불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반도체장비산업에서 주변기기 산업이 뒤처지고 있는 점을 감안, 주변기기산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킨 후 장비산업을 발전시킬 것이 아니라 장비산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켜 주변기기산업의 발전을 추진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우선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다음으로 중국 국내업체들이 반도체장비 연구·개발에 주력해 수입에 의존도를 줄이며 세번째로 주변기기산업을 발전시키는 ‘3단계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국 업체들은 오는 2005년 중국의 반도체장비시장이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국내 업체 관계자들도 “중국 반도체장비 시장은 거대한 시장이다. 때문에 시장이나 판로가 문제가 아니라 제조가 문제다. 관건은 자체로 제조하는 장비가 선진국의 장비에 근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는, 중국 업체들과 동일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외국산 중고장비의 수입은 중국 장비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유는 지난 2000년 세계 반도체산업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나타났던 반도체장비 공급부족으로 인한 중고장비 구입난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장비가 가격측면에서 반드시 유리하지 않은 측면도 중국 업계가 중고장비 구매를 늘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 이유다. 예컨대 중고 세척기를 구매할 경우 내부에 남아 있는 화학시제를 깨끗이 세척하기 어렵고 밸브를 모두 바꾸어야 한다. 또 중고 확산로의 경우도 수명이 짦아 일반적으로 2년 만에 가열로를 한번씩 바꾸어야 하므로 가격 면에서 수지가 맞지 않는다. 다만 중고 식각기, 주입기, 광식각기 등은 한동안 시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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