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극세사를 이용한 신소재 개발업체인 미래소재 전병기 사장은 최근 차세대 소재 개발에 주력하던 중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자체 개발한 ‘극박 포일(foil)’ 기술을 응용한 결과 이 기술이 2차전지 수명연장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 이 때문에 이 회사는 현재 2차전지를 제조하는 대기업들과 차세대 2차전지용 소재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용 파우더 제조회사 에이엔엔티의 이흥업 사장은 최근 1∼20나노 크기의 초미립 단분산 금속(금, 은)을 개발했다. 이 사장은 초미립 금속이 기존 디스플레이와 전자파 차폐용 재료뿐 아니라 건강식품 등 생활용품에도 쓰이는 것을 발견하고 현재 한 중소기업과 제품 상용화를 위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신소재가 차세대 ‘리딩에지’ 기술을 대표하며 향후 국가 기반산업으로서 각종 산업에 엄청난 파급을 가져올 미래 핵심 수종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록 외형은 작고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성장잠재력만큼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를 간파하고 지역별 산업수도 건설계획을 통해 경북·구미지역을 신소재를 대표하는 수도로 육성키로 결정했다. 송도에 건설 예정인 IT R&D 허브 구상에서도 신소재가 가장 먼저 고려되고 있다.
현재 미래 유망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리퀴드메탈(liquidmetal), 마그네슘(Mg), 티타늄(Ti), 초극세사 등. 이들 신소재는 알루미늄, 플라스틱, 철 등 산업용으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며 보다 차별화, 고급화된 소재로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나노테크놀로지를 적용한 탄소나노튜브와 풀러렌(C60) 등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신소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과학재단(NSF)에 따르면 신소재는 향후 10년 이내 연 3400억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또 나노급 소재에 의한 반도체 생산도 2013년께면 연 3000억∼3500억달러로 추정되나 정확한 규모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응용분야가 다양한 것도 신소재의 강점이다. 신소재류는 제품개발 후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산업분야에 고루 응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산업화된 대표적인 신소재인 리퀴드메탈은 특수합금 신소재로 최근 골프클럽 등 생활소재 및 휴대폰, PDA 외장재로 각광받고 있지만 항공우주 및 의료기기 분야에까지 속속 적용되고 있다.
티타늄도 강도가 높고 강한 내식성이 있어 지금까지는 반도체장비 제조에 쓰이고 있으나 향후 안경테, 시계 및 인공관절 등 의학용 소재 등 다방면에 응용 가능하다.
신소재는 또 기존 소재의 단점을 극복했기 때문에 활용정도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차별화된 응용제품 생산을 가능케 한다. 마그네슘의 경우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도 플라스틱보다 강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현재 경량성과 고강도를 요구하는 컴퓨터 OA기기 및 노트북 등에 속속 차별화 제품으로 속속 채용되고 있다.
새로운 디바이스의 개발을 선도하는 것도 신소재다. 새로운 소재의 발견 없이 차세대 디바이스 개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신소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90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반도체와 F램 등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텔, AMD, 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들이 반도체 층간 절연물질인 로케이(low-k)와 변형실리콘(strained silicon), 이중실리콘(SOI) 웨이퍼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대 재료공학과 주영창 교수는 신소재 산업에 대해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 기술과 응용에서 모두 앞선다. 일본은 탄탄한 소재산업을 바탕으로 신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미국도 나노소재 중심으로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취약한 국내 기반을 튼실히 하고 신소재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의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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