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연구조합에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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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 등의 산업화에 크게 기여한 산업기술연구조합들의 활동이 최근 들어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기술연구조합이 정부의 무관심과 기술의 변화로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실태 파악조차 되지 않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대책을 마련, 시행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 등 국가핵심연구개발사업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던 산업기술연구조합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조합의 역할 재정립 및 정부의 지원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조합 실태 파악조차 안돼=전체 산업기술연구조합은 3월 현재 65개로 총 1754개의 기업·대학·연구소가 가입돼 있다.

 조합은 매년 2월 말까지 전년도 사업실적과 결산보고서를 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제출토록 의무화하고 있으나 19일 현재 관련 서류를 제출한 조합은 절반 가량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도 사업실적과 결산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한 곳은 절반에 불과했다.

 또 연락이 두절된 연구조합은 10여개며 일부 연구조합의 경우 해산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0년대 초반까지 계속되던 조합증가세도 주춤하고 있다. 92년에는 68개에 달했으나 이후 점차 줄어들었으며 최근 회복세지만 여전히 92년도 최고치에는 못미치고 있다. 표참조

 ◇무엇이 문제인가=산업기술연구조합법이 조합에 대한 자금지원을 규정하고 있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부족으로 예산지원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경우 조합 형태로 참여하면 가산점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특정연구개발사업 등의 경우 조합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일부 조항으로 인해 참여가 부진한 실정이다. 때문에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조합은 일부에 지나지 있으며 실질적으로 공동연구업무를 수행하는 조합도 전무하다.

 또 기술 추세에 따라 스피커·커패시터 등 수동부품의 성능 향상이 한계에 달해 관련 연구조합의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활성화 방안은 없나=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도 산업기술연구조합이 최근 거의 방치돼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기부 한 관계자는 “활동이 미진한 조합에 대해서는 주무부처가 페널티를 가하거나 정리해야 하는데 그런 권한이 과기부에는 없다”며 “우선적으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정책을 모색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조합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조합 회원사들이 공통핵심과제를 수시로 발굴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개발사업의 필요성을 당국에 건의하고 정책적인 과제로 입안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연구조합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연구조합의 한 관계자는 “일부 영세한 연구조합의 경우 조합원의 회비만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과기부가 예산처 등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조합에 대한 예산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단위:개, 명)

 구분 82년 87년 90년 92년 94년 97년 99년 2000년 2001년 2002년

 조합수 11 35 54 68 57 58 57 62 61 65

 조합원수 56 480 1181 1320 1236 1165 1387 1595 174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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