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뉴에이지 음악이 일본 아티스트 위주로 형성되는 가운데, 중국의 뉴에이지 앨범이 소개돼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주인공은 신세대 피아니스트 린하이(林海, Lin Hai).
그는 중국과 대만, 이른바 양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중국 음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대변하는 아티스트라는 평을 얻고 있다.
‘오른손으로는 동양, 왼손으로는 서양의 정서를 담아내는 피아니스트’ ‘쇼팽의 열정과 드뷔시의 나른한 엘레강스가 깃들여진 연주자’ ‘조지 윈스턴의 아름다운 선율과 키스 자렛의 풍부한 상상력을 겸비한 피아니스트’. 세계 음악평론가들이 그에게 보내는 찬사다.
실제로 그는 작곡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네살에 피아노를 시작,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준결승까지 올라 클래식 연주자로 인정을 받았다. 재즈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져 이제까지 그가 발표한 ‘My Ocean’ ‘Reminiscences of Beijing’ ‘Sun East, Moon West’ ‘Cat’ 앨범은 클래식과 재즈, 그리고 동양적인 정서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번에 씨앤엘뮤직에서 발매한 ‘월광의 추억(Moonlight Frontier)’은 그의 음악적 색채가 그대로 묻어나 있다. 대만 골든멜로디어워드에서 ‘최우수 연주앨범’에 선정됐을 정도로 높은 평판을 얻은 작품이기도 하다.
타이틀 트랙인 ‘Moonlight Frontier’는 어슴푸레 떠 있는 달빛의 아스라한 이미지를 섬세하면서도 감성적인 멜로디로 묘사하고 있으며, 수평선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바다새를 주제로 한 ‘Seabird’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멜로디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Leisure Time’은 첼로의 짧은 협연으로 진한 여운을 남기고, ‘Life’ ‘Something’은 인생의 무상함과 사라져간 달콤한 기억에 대한 아쉬움이 배어있다.
수록된 13편의 연주곡마다 잔잔한 향기를 전해준다. 쇼핑의 낭만과 드뷔시의 인상주의적 색채를 결합시킨 듯한 작품 분위기는 뉴에이지라는 한정된 울타리를 넘어 더욱 포괄적인 음악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일본 뉴에이지 음악에 익숙한 우리에게 린하이의 앨범은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올 것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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