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산업이 급증하는 팹 건설 비용과 경기 침체, 후발 파운드리의 증가와 이들의 앞뒤 가리지 않는 설비투자 등으로 어려움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EE타임스에 따르면 연례행사인 세미코서밋에 참석한 파운드리 업계 경영진들은 입을 모아 이같이 분석하고 이에 따라 파운드리 업계에 M&A 등 합리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행사의 주관사인 세미코리서치는 올해 TSMC, UMC, 차터드세미컨덕터 등 3대 파운드리의 주당 웨이퍼 생산능력이 36만9000장(200㎜ 웨이퍼 기준)에 이르고 후발 파운드리의 생산능력은 0.35∼0.18미크론 공정의 비교적 구세대 제품을 위주로 15만장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미코측은 “이같은 생산능력은 지난 2000년에 비해 40%나 늘어나는 것”이라며 “평균판매가(ASP)에 악영향을 주고 전체 반도체 업계의 침체를 더욱 장기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구나 향후 12개월 이내에 중국의 6개를 비롯해 총 7개의 새로운 팹이 0.18미크론 이하 공정 제품의 생산에 돌입, 주당 20만장의 웨이퍼 생산능력이 추가된다.
이와 관련, 차터드의 치아 송 히이는 “업계가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생산 능력이 넘친다”며 “곧 ‘모 아니면 도’의 상황을 맞을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지연돼온 업계 합리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5개의 니치 업체들 중 1, 2개 업체만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UMC의 피터 창 부회장도 “생산 용량 과잉 현상이 올해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0.35, 0.25, 0.18미크론 이하 공정 제품의 평균판매가가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증하는 팹 건설 비용도 파운드리 업계의 고민거리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팹 건설 비용은 7배나 상승했지만 반도체 업계의 매출은 5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업계에서는 300㎜ 웨이퍼 90㎚ 공정의 최신 팹 건설 비용이 40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투자수익(ROI)을 올릴 수 있으려면 연 매출이 60억∼90억달러에 달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인 TSMC조차 지난해 46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을 뿐이다.
이와 관련, TSMC노스아메리카의 에드워드 로스 사장은 “300㎜ 90㎚ 공정 팹의 연간 판매액이 60억달러는 돼야한다”며 “현재 그정도 매출을 올리는 업체는 5개사에 불과하며 이중에 순수 파운드리 업체는 없다”고 단언했다. 또 UMC의 창은 “최신 300㎜ 팹은 연간 90억달러의 판매를 올려야 ROI를 얻을 수 있다”며 “인텔만이 300㎜ 웨이퍼를 제공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90㎚ 공정의 최신 기술의 경우 올해에도 공급 부족이 예상되지만 업계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PLD업체로 아직 130㎚ 공정을 고수하고 있는 알테라의 대변인은 “90㎚ 공정이 너무 비싸며 리스크도 크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조단 플로프스키 수석 부사장에 따르면 350㎚ 제품 개발에 연봉 15만달러의 엔지니어 14명이 1년동안 작업하면 되지만 90㎚ 공정의 경우 연봉 20만달러의 엔지니어 52명이 1년간 매달려야 한다.
그러나 UMC의 창은 파운드리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용도 폐기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75억달러 규모였던 순수 파운드리 시장이 향후 7년간 연평균 20% 성장, 오는 2010년에는 32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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