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잡담 도구라며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았던 인스턴트 메시징(IM)이 최근 기업의 효율적 의사소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IM은 즉각적인 의사 교환이 가능할 뿐 아니라 각종 데이터와 파일을 쉽게 주고 받을 수 있고 업무 관련자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어 프로젝트 진행 등 기업 내 협업에 탁월한 기능을 인정받고 있다.
C넷은 시장조사회사 오스터만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미국 기업의 84%가 자체 전산망에서 어떤 제품이든 IM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는 그 비중이 91%로 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IM 시장의 주도권 다툼에 나섰다. IM 시장은 크게 일반 사용자용 무료 인스턴트 메신저와 기업용 IM 솔루션 시장으로 나뉜다.
일반 네티즌들이 사용하는 무료 IM 시장은 AOL을 선두로 마이크로소프트 (MS)의 MSN과 야후가 정립해 있으며 차차 기업의 필요를 반영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기업용 IM 솔루션은 ‘세임타임’의 IBM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선, MS, 오라클 등 대기업과 반투, 재버 등의 중소기업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IM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인스턴트 메신저 사이의 호환성 확보다. 메릴린치 등 세계적 금융기관 7개는 지난해 10월 IM의 표준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 단체를 결성한 바 있다.
기업용 IM 솔루션 시장에선 IBM과 MS가 텍스트 외에 동영상도 전송할 수 있는 SIP(Session Initiation Protocol)을 표준으로 밀고 있다. IBM의 세임타임은 800만명의 고객이 쓰고 있으며 MS도 영상회의가 가능한 IM 솔루션 ‘그리니치’를 상반기 안에 출시한다. 반면 선은 리눅스 기반의 독자 IM 서버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AOL, MSN 등 일반 IM 업체들은 자체 무료 IM 서비스로 사용자 충성도를 높이고 다른 서비스와의 연계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호환성 확보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다. 이들은 호환성 확보로 자신들이 지금까지 확보한 위치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IM망이 상호 개방됐을 때 수익성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기 전까진 별다른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기업용 솔루션을 따로 구입하지 않는 한 당분간 직원들의 IM 사용을 완전 통제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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