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는 증시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재정경제부, 13일에는 여·야·정 경제대책협의회에서 잇따라 증시 안정대책을 내놓았고 증시 상황이 반전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몇 번의 대책들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정부 경제대표단이 외국계 신용평가기관을 방문하면서 지난달 한국 신용등급 전망을 두단계 하향 조정했던 무디스가 추가 조정없이 현재의 등급과 전망을 유지하게 만드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및 증시 내부적 문제보다는 이라크 전쟁 등 외부 악재들이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어서 증시에는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SK그룹 등 대기업들의 부당 내부거래 조사도 증시 안정대책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트리플위칭데이인 13일 종합주가지수는 미국이 한국 정부에 북한 영변 핵시설을 기습 폭격하고 빠지는 방안을 타진했다는 보도와 SK그룹 분식회계사태 파장이 이어지면서 0.03포인트(0.01%) 하락한 531.78로 마감됐고, 코스닥은 0.76포인트(2.06%) 떨어진 36.07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트리플위칭데이를 맞아 장중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큰 폭 하락했지만 장 막판 프로그램매수세가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약보합으로 끝났다. 특히 기관들은 SK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손절매성 물량을 대량으로 쏟아냈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안정대책이 단기적으로는 가시적인 성과가 미미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속도는 조절하겠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질 재벌개혁도 악재로 보기보다는 중장기적 호재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따라서 이날 주가는 하락했지만 개인들이 양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했고, 외국인도 현물과 선물 모두 순매도 공세를 펼쳤지만 코스닥에서는 최근 매도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투자심리 안정에는 다소나마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외부 변수들이 지배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무리하게 주가를 끌어 올릴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부족했던 제도 개선 수준의 대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사태는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므로 단기적 주가 상승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등의 수급정책을 쓰는 것은 외국인들의 매도 기회만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의 한 연구원은 “정부가 증시 여건을 개선시키기 위해 다각도의 대책 마련에 들어가면서 투자심리가 안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으므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고, 외부 여건 개선시 상승 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토대 마련 수준의 대책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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