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산업의 양대산맥이자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기(대표 강호문)와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이 발광다이오드(LED)시장에서 또 다시 충돌한다.
세계 IT경기 회복 지연으로 부품산업 전반이 침체를 보이는 상황에서 LED 분야가 활황세를 보이자 두 회사 모두 LED사업을 차세대 수종 육성사업으로 선정, 치열한 경쟁체제를 예고하는 것이다.
특히 LED는 저전력·장수명·고급화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기존의 보조광원 차원에서 벗어나 휴대폰 백라이트, 교통신호등, 전광판, 자동차 조명 등 응용분야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두 회사는 전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이에 따라 올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연구인력을 대폭 충원해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국내외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벌써부터 신경전이 치열하다.
LED·레이저다이오드(LD) 등 광부품을 차세대 1위 제품으로 육성하고 있는 삼성전기는 올해 2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내년 이후 자동차 및 조명기기용 고휘도 LED사업을 확대, 2007년께 주력사업 중 하나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삼성전기는 지난 95년 ‘범용 LED’와 98년부터 ‘고휘도 LED’를 각각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LED부문에서 전년대비 무려 545% 성장한 1000억원을 기록, 일단 기선을 잡은 상태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휴대폰업체들의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액정과 키패드에 사용된 LED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 공급처를 모토로라 등 해외업체로 다변화한 것도 중요한 이유다.
삼성측은 “지난 2000년부터 삼성전자 애니콜의 키패드용 LED를 저휘도용 범용 LED에서 청색 LED로 대체시켜 왔다”며 “지금은 부품에 대한 품질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대부분의 휴대폰 모델에 청색 LED를 공급할 만큼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LED부문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을 정상권에 올려놓는다는 계획아래 관련기술 개발력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해 러시아 출신의 박사급 외국인 연구인력을 영입한 데 이어 올해도 10여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충원할 방침이다. 설비증설도 공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은 지난해 월 생산능력이 전년대비 600%로 확대된 7000만개를 확보했으며, 올해는 월 1억개를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LED를 이용한 백라이트 및 카메라폰의 플패시용 LED 등 신제품 개발과 신호등 및 전광판용 LED 등 신규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LG이노텍 역시 올해를 LED사업 육성을 위한 ‘승부사업 기반구축의 해’로 잡고 라이벌 삼성전기 추격에 고삐를 당긴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월 5000만개의 LED 생산능력을 확보, 자체개발한 고휘도 청색 LED를 기존 사업부문인 광통신·레이저가공 등에까지 접목할 방침이다.
특히 LED사업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대외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소재인 고휘도·고신뢰성 웨이퍼를 자체개발한다는 방침도 수립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업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일본 니치아의 제품에 버금가는 웨이퍼를 내년 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이를 계기로 고주파·마이크로웨이브 기술을 접목한 광통신모듈을 비롯해 차세대 광기록 매체용 광픽업부품과 교통신호등 모듈 등 광 관련사업을 집중 육성, 내년 이 분야에서 ‘글로벌 톱5’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들은 “LED시장에서 다시 만난 삼성과 LG의 승부 결과가 어떻게 될지 현재로선 속단하기 어렵지만 이를 통해 국내 LED산업이 한단계 진일보할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인터뷰>김재조 삼성전기 중앙연구소장
“반도체의 특징인 빠른 처리속도, 저전력 소모, 긴 수명 등 장점을 보유한 발광다이오드(LED)시장은 연평균 11%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2007년께 6조2000억원의 거대 단일품목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삼성전기 중앙연구소장 김재조 상무(50)는 LED시장 전망을 이처럼 매우 밝게 보고 앞으로 LED사업을 차세대 1위 제품으로 집중 육성, 2007년 시장점유율 3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상무는 이를 위해 올해 흰색 LED를 이용한 LCD 백라이트와 카메라폰 플래시용 LED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신호등·전광판용 LED 등 차기제품도 개발하는 등 사업구조를 더욱 고도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앞으로 LED를 포함한 광부품사업을 일본 니치아, 미국 애질런트 등 유수 업체와 어깨를 겨루는 세계 정상권 반열에 올려놓는다는 전략이다.
물론 정상 도달까지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경쟁업체 대비 LED사업 경험이 올해 8년째로 워낙 짧은데다 지난 98년부터 비로소 고휘도인 갈륨나이트라이드 청색 LED를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등 해외거래선·기술 등 사업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뒤처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부품사업은 지난해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 분야인 백라이트용 LED 시장에서 그 잠재력을 인정받아 핵심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상무는 1위 탈환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실제 지난해 LED 매출이 전년대비 무려 545% 증가한 1000억원을 기록, 사업 이래 사상 최대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존 ‘팀’ 단위 조직에 불과하던 광부품사업은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부’로 한단계 승격되는 등 차세대 수종사업으로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기는 우선 설비증설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는 등 사업육성을 위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상무는 “올해 약 100억원을 설비증설에 투입, 현재 월 7000만개 수준인 생산능력을 연말까지 월 1억개로 42% 가량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수한 외국 기술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함으로써 핵심 기술 인프라를 보강, 저가경쟁이 치열한 범용 LED 시장이 아닌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 및 조명기기 LED 시장을 주력 타깃으로 삼아 선진업체와의 일대 격전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원가경쟁력 확보도 또 하나의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적정 온도에서 일정량의 가스를 투입, 발광 에피(epi)층을 성장시키는 공정과 에피웨이퍼를 이용해 LED칩을 제조하는 팹공정 등 핵심공정기술을 확보할 것입니다. 생산설비 중 일부를 국산화하고 새로운 공정기술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김 상무는 “모토로라 등 해외거래선이 다변화되고 있어 올 매출목표(20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LED 설계 전문 디자인하우스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소형 LED칩도 개발, 신규 응용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인터뷰2>양상윤 LG이노텍 부품사업부 상무
“배럴당 30달러가 넘는 초고유가시대가 도래하면서 에너지 소모량을 기존 제품에 비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의 LED사업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양상윤 상무(52)는 현재 LED의 가격이 기존 광원보다 비록 비싸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전력소모량이 10분의 1에 불과하고 수명이 최소 30배 이상 긴 점을 이유로 들어 향후 성장잠재력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는 특히 휴대폰 및 PDA 등의 모바일 기기들이 현 추세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2007년께 LED 조명의 가격이 기존 조명제품과 비슷해지면 LED 교통신호등·전등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화합물반도체를 이용한 만큼 반응시간이 빠른 점을 고려할 때 자동차의 브레이크 등에 장착되는 LED 조명등의 수요도 현재의 가파른 성장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자신했다.
양 상무는 이런 잠재 성장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LG이노텍은 올해 청색 LED를 주축으로 LED사업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월 5000만개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웨이퍼 성장과 칩가공 팹공장 확충에 역점을 둬 최소 13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LED사업은 반도체·디스플레이처럼 대규모 장치산업은 아니지, 대규모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습니다.”
그는 휴대폰·PDA 등의 후방산업이 호조를 보일 경우 최고 월 1억개의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추가증설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양 상무는 또 선진국인 일본업체들이 고휘도 백라이트유닛과 전광판용에 집중하고 있고, 국내 모바일기기 산업이 세계 선두그룹에 속한 점을 고려해 휴대폰 키패드용 LED 부문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생산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LED패키징을 아웃소싱할 계획이다. 이미 일본의 패키징업체 1개사를 비롯해 국내 3개사와도 협력관계를 구축했으며, 앞으로 이들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고려하고 있다.
LG이노텍은 현재 LED 관련 기초기술 확보를 위해 광기술원과 공동으로 고휘도 자외선(UV) LED를 개발하고 있으며, 관계사인 LG전자기술원과도 고휘도 LED 연구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현재 국내에서만 60건의 특허를 취득했으며, 해외특허도 이미 10건을 출원중이다.
양 상무는 황금알을 낳는 국내 LED산업이 세계적인 강자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만처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대만은 정부 차원에서 교통신호등을 비롯한 조명기구를 LED 조명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는 것.
양 상무는 “올해 LED사업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185% 증가한 1000억원에 무난히 이르고 지난해 9월부터 이어온 흑자행진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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