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감소, 39% 성장’
지난 3년간 세계적 선진기업들과 중국 로컬업체들이 중국 휴대폰시장에서 거둔 상반된 성적표다.
모토로라·노키아·에릭슨 등 이른바 ‘휴대폰 빅3’는 지난 99년까지만 해도 중국 휴대폰 내수시장의 77%를 점하던 절대강자. 하지만 지난해에는 44.9%에 그쳤다. 반면 설립 3년밖에 안된 TCL·닝보버드 등 중국 로컬 휴대폰업체들은 지난해 자국 시장점유율을 39%까지 끌어올리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비결이 뭘까.
이에 대한 해답으로 LG경제연구원의 김창현 선임연구원은 5일 내놓은 ‘변화하는 중국 휴대폰시장’이라는 보고서에서 △목표시장 설정 △유통전략 △기술·부품 아웃소싱 등을 꼽았다.
이에 따르면 먼저 로컬업체들은 폴더형 중고가제품을 목표시장으로 잡았다. 즉 유행에 민감하고 화려한 외양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 특성을 파악, 저가제품이 아닌 하이엔드 마켓에서부터 시장 확대의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TCL은 폰 커버에 보석장식을 한 폴더형 타입 고급 휴대폰을 한국 탤런트 김희선을 앞세워 홍보, 일약 메이저업체로 성장했다.
두 번째로 이들 업체는 현지 유통업자의 마진을 높게 보장해줘 유통업자들이 로컬업체 휴대폰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토록 하는 유통정책을 폈다. 중국은 이동통신서비스업체가 단말기를 직접 판매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의 60% 가량이 유통업자의 권유에 의해 단말기를 선택한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유통업자의 확보가 판매의 관건인 셈이다. TCL이 유통업자에게 보장해주는 대당 마진폭은 모토로라나 노키아보다 4배나 높다.
또 이들 기업은 제품 개발과 제조부문을 한국이나 대만 등 자체개발주문생산(ODM) 전문업체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자신들은 브랜드와 유통망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이들은 한국기업들이 수년간 노력해 개발해낸 기술과 부품을 거대 내수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무기로 일거에 손쉽게 조달한다.
김 연구원은 “기술자립도를 높인 중국 로컬업체들이 최근 동남아·중동시장 등에 진출할 체비를 본격화하고 있어 한국업체와의 경쟁관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IMT2000용 휴대폰이나 PDA형 폰 등 한국 휴대폰 기술의 선도성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탄생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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