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특허` 도입 반응 `썰렁`

 유럽연합(EU)이 15개 회원국에서 동시에 효력을 인정해주는 ‘EU특허’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계에서는 이 제도도 여전히 특허 등록 비용이 많이 들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 회원국 관계 장관들은 3일(현지시각) 회의를 열고 EU 전 지역에서 동일한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EU특허’를 도입하는 세부 방안에 대해 일괄 타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U는 당초 각 회원국에 특허를 등록하는 데 따른 시간과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 경제개발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해 EU 모든 회원국에서 통용되는 특허제도 도입을 추진해왔다.

 EU는 이를 위해 독일 뮌헨이 있는 EU특허청에서 특허를 취득하는 것으로 15개 회원국에서 동일한 효력을 인정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이 방안이 실행에 옮겨지면 특허 출원 업체들은 영어·불어·독일어 중에 하나로 EU특허를 출원할 수 있다. 또 일단 특허출원이 이루어지면 제품의 핵심내용 등을 EU에서 통용되는 11개 언어로 번역되어 심사가 이루어지게 된다.

 EU는 이에 따른 번역 비용 등을 감안해 특허 1건을 심사하는 데 5만유로(약 600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우선 특허 수수료가 미국(약 1만유로)에 비해 무려 5배나 비싼 데다가 여러개 언어로 번역해야 하는 등에 따른 심사 지연으로 EU특허가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는 이와 별도로 오는 2004년부터 한 회원국에 특허권을 출원할 경우 자동으로 118개 특허협력조약(PCT) 회원국에서도 동시에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하는 등 최근 복잡한 특허출원 및 취득을 통일하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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