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참여정부` 첫 내각 출범에 부쳐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이끌어나갈 초대내각이 출범했다. 고건 총리를 수장으로 경제부총리에 개혁성향의 관료이면서 대외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김진표 국무조정실장 겸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이 선임됐다. 노무현 정부가 누누이 강조해온 개혁작업의 선봉에 서게 될 초대내각의 출범을 축하한다.

 그동안 개혁성향을 가진 장관의 발탁과 고건 총리 지명자 임명동의안의 국회처리 등으로 인해 세인의 이목이 집중됐던 새 정부 조각작업은 △외치는 안정, 내치는 개혁 △구시대 인물보다는 새로운 인물 △여성 배려라는 세가지 원칙에서 추진됐다고 한다. 한마디로 역동성과 개혁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안정의 받침대를 주요 포스트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개혁 장관에 안정 차관이 주요 골간인 이번 조각의 가장 큰 특징은 연령·학력·성 파괴다. 법무부 장관에 여성이면서 사시 기수로는 부장검사급인 강금실 변호사가 전격 발탁됐으며 김두관 전 남해군수가 행자부 장관에, 이창동 영화감독이 문화관광부 장관에, 민주당 김화중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기용된 것은 정부 각 부처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40대 장관의 대거 진출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40대를 전진 배치함으로써 기수를 중시해온 관료문화를 자연스럽게 타파해 나가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학력파괴도 이번 개각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김두관 행자부 장관은 남해종합고를 나와 10년 뒤에야 4년제 대학을 졸업했으며, 김영진 농림부 장관은 강진농고가 최종 학력이다.

 여성의 약진도 눈에 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적극 뒷받침하고 정·관계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평소 소신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실제 전통적으로 여성 장관의 텃밭인 여성부(지은희 민화협 상임의장)는 물론이고 그동안 금녀의 영역이었던 법무부, 민감한 현안이 많은 보건복지부(민주당 김화중 의원), 환경부(한명숙 여성부 장관) 등 4개 부처 수장에 여성이 임명됐다.

 우리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과학기술부·문화관광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 장관이다. 이들 4개 부처 장관이야말로 우리의 꿈이자 목표인 과학입국에 필요한 지식정보화 기반확충과 신산업 육성의 첨병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인사는 그런대로 무난했다고 본다. 과기부 장관에 기용된 박호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은 미래를 내다보는 과학자이고, 윤진식 산자부 장관은 정통 금융관료지만 세제분야에도 일가견이 있다. 또 정통부 장관에 기용된 진대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은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128메가 D램·1기가 D램을 잇달아 개발하면서 한국의 반도체 신화를 창조한 주역인 만큼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내각과 청와대를 매끄럽게 짜는 일이야말로 새 정권의 성패를 좌우하는 첫 단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한 인물의 능력과 가치지향성 및 도덕성을 검증한 후 발탁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정권의 실패는 대부분 인재등용의 편협성에서 비롯됐던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 인재 풀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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