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전(TV)과 정보기기(모니터)로 엄격하게 분리돼 왔던 디스플레이 산업이 경계가 허물어지며 급속히 통합되고 있다.
디지털화의 급진전으로 모니터로 TV를 보는가 하면 TV로는 PC에 연결해 인터넷을 서핑하는 등 제품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국내 모니터 전문업체들이 LCD TV나 PDP TV시장에 속속 참여하고 가전업체들은 모니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컨버전스화=최근 출시되고 있는 PDP TV, LCD TV의 경우 안테나(RF)입력, 비디오 입력(비디오·S비디오) 등 기존 아날로그 TV의 입력신호 외에도 PC 입력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따라서 PC에 연결할 경우 모니터로도 활용가능하다. 또 최근에 출시되는 PC의 경우 S비디오 등 TV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출력포트가 내장되는 추세여서 일반 아날로그 TV라 할지라도 PC에 연결할 수 있다.
또한 모니터 제품에는 튜너가 내장된 TV수신 기능이 점차 보편화되는 추세다. 이러한 TV수신 기능 내장 모니터를 사용할 경우 안테나 선에만 연결하면 바로 TV의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복합 모니터 제품의 판매가 크게 느는 추세다.
◇업계간 상호 진출=이러한 추세를 예견,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01년에 TV사업부와 모니터사업부를 통합,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로 발족했으며 모니터와 TV제품에서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데 조직통합 효과를 톡톡히 봤다.
국내 모니터 전문 기업들은 최근 속속 LCD TV, PDP 분야에 진출해 디스플레이 전문업체를 표방하고 있다. CRT모니터 전문업체였던 이미지퀘스트는 국내외 해외에 PDP를 출시, 판매중이며 최근 LCD TV를 출시한 한솔전자는 오는 4월부터는 PDP TV도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2001년까지 LCD모니터만을 생산해왔던 하스퍼의 경우 지난해초 PDP와 LCD TV에 진출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LCD모니터와 LCD TV 및 PDP TV가 각각 절반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TV제품 매출이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3월 12일 하노버 세빗 전시회에서 30인치, 42인치 HDTV지원 LCD TV와 42인치, 50인치, 63인치 PDP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5인치, 17인치 LCD TV를 선보였던 아이엠알아이도 올해는 대형 LCD TV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PDP 사업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이 회사 역시 세빗 전시회에서는 42인치 PDP TV와 대형 LCD TV 전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외에도 이레전자·코니아·뉴컴월드 등도 PDP TV, LCD TV 제품을 출시해 국내에 활동하는 모든 모니터 업체들이 TV시장에 진출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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