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업체들이 90나노미터(㎚) 공정기술을 적용한 반도체의 양산을 하반기부터 본격화, 내년 하반기에는 0.18미크론(㎛)급 이하의 초미세회로공정이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열리고 있는 ‘일렉트로닉 서밋 2003’에 참석중인 TSMC 북아메리카 에드워드 로스 사장은 25일(현지시각) 연설을 통해 “3년 전 0.18㎛ 공정에서 0.13㎛ 공정으로 기술개발의 중심이 옮겨간 후 현재 생산되는 제품의 30% 이상은 0.13㎛ 공정으로 제조되고 있으며 90㎚ 공정은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로스 사장은 “내년에는 90㎚ 공정 제조가 본격화돼 전체 제품의 0.6%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0.18㎛, 0.13㎛, 90㎚의 첨단공정을 적용한 반도체가 처음으로 전체 생산량의 50%를 넘어 0.25㎛ 이상의 낡은 공정을 급속히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의 기술개발 속도가 계속된다면 2028년께는 9㎚ 공정을 적용한 실리콘반도체가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노광(리소그래피)·공정·재료·아키텍처가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무어의 법칙은 향후 25년 동안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AMD의 최고기술경영자(CTO) 프레드 웨버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90㎚ 공정은 축적된 자료가 없는데다 실리콘온인슐레이터(SOI) 웨이퍼, 저유전체(low-k) 물질, 구리배선 등 신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점이 없진 않지만 2004년 하반기께는 90㎚ 공정 적용이 대세를 이루게 될 것”이라며 “AMD는 내년 1분기께 90㎚ 공정의 프로세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텔이 90㎚ 공정을 적용한 데스크톱용 펜티엄 프로세서(코드명 프레스콧)과 노트북용 프로세서(코드명 도선)을 올해 말에 내놓기로 함에 따라 90㎚ 공정을 적용한 프로세서의 양산은 올해 말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90㎚ 공정을 이용한 양산은 몇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90㎚ 공정을 이용한 시스템온칩(SoC)의 설계에만 약 2500만달러가 소요되는 등 비용문제가 가장 크며 현재 300㎜ 웨이퍼를 제조했을 경우 낮은 수율을 끌어올리는 과제가 기술적인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웨버 AMD CTO는 90㎚ 공정의 기술적 의의를 설명하며 “지난 2000년 0.18㎛ 양산공정에서 0.13㎛ 공정으로 이동한 것이 기술적 장벽을 뛰어넘은 사건으로 볼 수 있고 90㎚ 공정으로의 이동은 혁명적인 진화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향후 45㎚ 공정이 기술적으로 가장 큰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몬터레이(미국)=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일렉트로닉 서밋’을 주최한 글로벌프레스 측은 이번 행사를 실리콘밸리의 떠오르는 회사들과 애널리스트, 기자들을 연결하는 ‘리버스 프레스 투어(Reverse Press Tour)’라고 설명. 즉 회사들이 유럽과 아시아를 돌아다니며 제품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기자와 애널리스트들을 실리콘밸리로 초청해 자사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는 것. 행사에 참가한 한 영국 기자는 “올해 처음 열린 행사라서 기자와 회사가 많이 참석하지 않아 아쉽다”며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밴처들은 회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코멘트.
○…행사가 열리고 있는 미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플라자호텔에는 기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단 1대 뿐이어서 기자들이 불편을 호소. 참석자들은 각자 노트북을 가지고 왔으나 랜·모뎀 등 작업 지원환경이 너무 열악해 ‘IT 불황을 이끈다’라는 올해 대회 주제에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마디씩. 이에 대해 대회 관계자는 “몬터레이가 세계적인 휴양도시라서 고속 인터넷 환경이 구축되지 않았다”며 “다음 대회 때는 프레스센터를 꼭 가동하겠다”며 내년을 다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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