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출범]주요 IT 과제 점검:동북아경제 중심국가로

 ‘동북아경제중심국가’는 꺼져가는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을 되찾기 위한 그랜드플랜이다. 노무현 신임 대통령은 “동북아중심국가를 놓고 경제분야만 얘기를 하는데 이는 오랜 변방의 역사를 접고 적극적으로 지역의 질서를 주도하는 자주적인 역사를 열자는 것”으로 이를 조명했다.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동북아경제의 허브가 된다는 새정부 의제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상하이와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경쟁지역과 비교우위가 있느냐?’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고심끝에 인수위가 내놓은 카드는 ‘송도 IT R&D허브’로 대표되는 첨단산업 중심의 기반 조정이다.

 정태인 인수위원은 “실리콘밸리와 같이 세계 최고수준의 IT연구센터를 집적시켜 고급정보가 모이는 허브를 만들면 ‘네트워크 외부성’이 발생해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제 확정 단계에서는 부산중심의 부품소재 산업, 광양의 신소재 산업 육성안도 추가돼 발표됐다. 또한 금융 외환시장 육성을 위한 금융제도 선진화 방안과 물류중심지 구축을 위한 종합계획도 뒷받침됐다. 금융, 물류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선진화와 시설확충 계획도 뒤따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냉정히 비교국가와의 경쟁력을 따져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 육성책보다는 장기적으로 투명한 정책과 공정한 시장환경을 조성, 투자유인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갑영 연세대 교수는 “전반적인 자원배분과 자율적인 효율성 확보를 위한 조율능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기반 구축을 위해 한정된 국가자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따른 자원배분도 문제거리다. 송도 IT R&D허브 구축계획에 대해 ‘수십년간 쌓아온 대덕밸리의 입지를 무너뜨리려는 처사’라는 비난도 나왔다. 경제특구유치를 둘러싼 지자체간 경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균형발전’과 ‘선택과 집중’의 상반된 방향을 놓고 새정부가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균형 발전과 경쟁력 확보라는 두개의 목표를 동시에 이룰 수는 없다”며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광주의 광산업이나 대구의 밀라노프로젝트나 모두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각 지역의 산업거점 육성보다는 자원의 집중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동북아경제중심국가’가 민족의 목표는 될 수 있어도 국가의 실익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인수위 자문단으로 참석했던 한 인사는 “중심국가라는 목표를 드러내는 것은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을 자극할 수 있다”며 “외국자본 유치가 아니라 투자를 하더라도 전략적으로 하면 중심국가 실현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인터넷시대에서 IT연구 허브라는 지리적 거점 확보는 의미가 없다”며 인수위 계획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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