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LCD 가격 언제까지 오를까

 중대형(10인치 이상)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공급가격 인상 바람이 심상찮다. 대만의 5대 업체들에 이어 그동안 가격인상을 관망해온 LG필립스LCD·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들도 소폭 인상에 동참했다. 그럼에도 수요강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뚜렷한 공급량의 변화가 포착되지 않고 있어 가격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1∼2분기에 공급가격이 지나치게 인상돼 3분기부터 오히려 수요가 급격히 위축, 가격이 폭락했던 전례가 있어 향후 가격변동에 LCD업계는 물론 모니터 및 PC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왜 오르나?=최근 LCD 수요는 가격을 올려도 매수세가 전혀 꺾이지 않을만큼 강세다. 무엇보다 PC시장 침체속에서 기존 브라운관(CRT) 대체수요가 폭발적이다. 특히 PC업체들이 LCD 모니터를 기본사양으로 채택하면서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해 가격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1년여 동안 LG필립스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 LCD 설비투자가 거의 없었던데다, 지난해 하반기 가격급락 여파로 대만·일본 등 경쟁국의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2분기 이상 지연된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5세대 설비투자를 선도했던 한국업체들의 생산시스템 전환이 늦어진 것도 원인. 모니터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업체들이 5세대 라인 가동에도 불구하고 LG는 17인치 시장대응이 늦었고, 삼성은 정상가동(램프업) 속도가 늦어 공급확대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오르나?=현재 LCD시장의 수요초과율은 약 5∼10%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수요가 눈에 띄게 줄거나 공급이 급격히 늘지 않는다면 가격 강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 경향을 감안할 때 LCD 수요가 줄 가능성은 낮아 보여 공급량 확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따라서 삼성 5세대 라인의 기판 투입량 증가 속도와 LG와 대만 AUO의 17인치용 5세대 라인 정상가동 시점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러나 17인치 공급량의 키를 쥐고 있는 삼성전자는 5세대 라인의 램프업 속도가 예상 외로 늦어져 당장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현재 페이즈2의 램프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이달 기판 투입량이 2만∼2만5000장, 다음달에 3만장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와 AUO도 마찬가지. 지난 1월부터 17인치용 5세대 라인을 시가동중인 LG는 샘플을 공급중이지만, 정상가동은 2분기 초반이나 가능할 전망이다. AUO 역시 양산시점을 2분기 초로 잡고 있으나 5세대 경험이 없어 램프업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불가피해 보인다.

 결국, 수요 강세가 현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다음달 이후까지 가격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전문가는 “다음달께 한국산 모듈 기준 15인치가 180∼185달러, 17인치가 270∼275달러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현상태로는 추가 가격인상 여부도 순전히 LCD업체들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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